먹구 대학생

“먹구 대학생”. 예전에 어머니가 내게 하시던 말씀이다. 자식 둘을 대학에 보내고 보니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이제 알겠다. 기억이 하얗다.

등산당하다

며칠 전에 등산당했다. 나를 등산한 건 사람이 아니라 산이었다. 용문산이 나를 정상까지 질질 끌고갔다가 만신창이로 만들어 등산로 입구에 패대기쳐 버렸다. 산이 뱉어버린 토사물이라도 된 듯, 집으로 돌아오는 차안에서 나는 조금 비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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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전사

생각 없이 ‘태극전사’라는 말을 쓰지 말 것. 월드컵은 전쟁이 아니며, 선수들은 군인이 아니다. 전쟁의 은유는 전쟁을 내면화한다.

자식을 키우다 보면 다 때가 있다는 어른들 말씀이 무슨 뜻인지 깨닫게 되는 득도의 순간이 있다. 부모들은 이러저러한 방법으로 그 ‘때’를 앞당기려 들지만, 그러나 ‘때’는 미리 오지 않고 때가 돼야 온다. 때가 되었다.

MB 치하의 국민 여러분! ‘되다’ 많이 사용하시는 한 해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삼성전자 서비스 텔레마케터가 나중에 피드백 전화가 걸려올 거라며 하는 말: 잠시 후 좋은 상담 되십시오. 얼마 전에는 운전하는 사람에게 그럼 좋은 이동 되시기 바랍니다, 라고 하는 말도 들었다. 지금도 인천공항 출국장 전광판에는 좋은 여행되시기 바랍니다, 라고 반짝거리고 있을 것이다. 나도 할 수 있다 뭐. 그럼 좋은 눈싸움 되세요, 따위 주니어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