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 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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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만 지 자식이지만 몰래 찍어야할 때도 있다. 지금이 바로 그런 때.
이거 찍은 거 보면 또 우르르 떼거지로 달겨들어
왜 찍었냐고 한 마디씩 할 거이다.
아빠, 우리에게도 사생활이 있다고요, 하면서.
그러면 나는 이렇게 뻔뻔스럽게 대답하리라.
꼬우면 니들이 아빠해라.

p.s.
제목이 선정적이라 미안타.

짜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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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년 6월 26일

나중에 아이들이 지들 어려서 짜장면 안사줬다고 우길까봐(안다. 별 걱정 다하는 거.) 한 장 찍어 놓다.

나 혼자서 언이를 앉힌 채로 유모차를 번쩍들어 엘리베이터도 없는 계단을 낑낑거리고 올라가 땀을 뻘뻘흘리며 애들 먹는 거 뒤치닥거리했다. 이 점 애들 엄마는 깊이 반성해야 한다.

* 안다. 짜장면으로 쓰면 틀린 거고 자장면이라고 써야 한다는 거. 근데 난 그렇게 쓰기 싫다. 어쩔래?

유치원으로 날 보내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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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히. 오늘은 나도 유치원 간다아~. 랄라. 엄마. 누나. 엉아. 빨리 가자아~. 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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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다녀 오겠습니다, 인사도 하고. 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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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라? 근데 이게 뭐야? 왜 난 안데리고 가는거지? 우띠. 열받어. 그럼 망설이지 말고 제까닥 울어제껴야지. 거럼. 아아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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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라? 일케 우는데도 아빤 사진만 찍네. 으이구. 화상 같으니라구. 그러면 쫌 더 강하게 나가야지. 자. 이렇게 뒤로 벌렁 나자빠진 다음에 아아앙~ 아아앙~

왜?

오늘 아침, 신문 일면에 실린 그의 여동생의 사진을 보더니 나우가 묻는다.

아빠, 이 언니 왜 울어?
응, 오빠가 죽어서.
오빠가?
응.
왜?
어떤 사람들이 죽였어.
죽여?
응.
왜?

Fair is foul, and foul is fair. ─ Macbeth, Act 1 Scene 1

애 셋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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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년 6월 20일, 동네 약수터에서
Nikon N50, Tamron 28-200mm 1:3.8-5.6f, Fuji Superia Autoauto 200

왼 손에 매달리는 놈 하나
오른 손에 매달리는 놈 하나
위성처럼 주위를 맴도는 놈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