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가 ‘개기면’ 아빠는 슬프단다

나우가 부쩍 컸다. 이제 개기기 시작한다. 이런 식이다.

따위: 이나우, 너 한 번만 더 그렇게 하면 혼나.
나우: 어떻게 혼나는데?
따위: 이걸로 세대 때려줄거야.
나우: 어디 때릴건데?
따위: 종아리 때려줄거야.
나우: 아프게 때릴거야?
따위: 응.
나우: 어디 때려봐.(그러더니 씩씩하게 달려와 종아리를 내미는)
따위: 뜨아.

道를 딲든지 해야지. 이거. 원. 허허.

인간 복제 2

June3_2004_3rd.jpg
─ 2004년 6월 3일, 치과에서
Canon EOS Rebel, EF 35~80mm, 1:4.0~5.6F, Fuji Superia 200

형, 어때? 내 인기도 만만치 않지? 그치?
옛말에도 있대. 씨도둑은 못한다구.
우린 형제야. 아빠 닮았다구.
어쩌겠어? 이게 우리 형제의 모진 운명인 걸.
받아들여야지.

연적(戀敵)

일요일 아침에 모처럼 나 혼자 아내를 독차지하고 히히덕거리고 있는데 거실에서 TV보던 딸아이가 안방에 난입해서 아내를 끌어안은 내 이두박근과 삼두박근을 아내에게서 강제로 분리한다. 이어서 거실에서 퍼즐 맞추기를 하던 아들아이가 따라 들어와 아내의 허벅지 사이에서 내 대퇴부를 제거한다. 아이들은 아내를 스카우트해서 빼내간다. 나가서 지들끼리 일요일 아침을 먹는다. 나를 안방에 내팽개쳐 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