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연양갱을 좋아 한다. 초코렛과 연양갱 가운데 하나를 골라야 하는 상황이라면 나는 주저없이 연양갱을 선택한다. 연양갱 따위는 거들떠도 보지도 않는 저 입맛 고고하신 분들의 치하가 돼버린 삭막한 이 세상에서 어쩌다 연양갱을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면 그리 반가울 수가 없다. 고향 까마귀는 저리가라다.
요즘 아이들은 대체로 연양갱을 좋아하지 않는다. 우리집 아이들도 얼마 전까지는 그랬다. 그리하여 우리집에 생기는 양갱은 언제나 내 독차지였는데 이제는 방심할 수 없는 처지가 되었다. 강력한 경쟁자가 생긴 까닭이다. 연양갱 마저 꼭꼭 숨겨 놓아야 하는 세상이라니! 확실히 살기 힘들어 지고 있다. 이 경쟁자가 오늘 아침 크라운 웰빙 연양갱을 까먹으며 이렇게 말했다.
“아빠, 밤 연양갱이나 웰빙 연양갱이나 그냥 연양갱이나 맛은 다 똑같애.”
나는 앞에 뭐가 붙지 않은, 그러니까 그야말로 순수, 참, 오리지널, 오쏘독스, 재래식 연양갱 만을 좋아하며 앞에 뭐가 붙은 퓨전스타일에는 쉽게 손이 나가지 아니 하는데 이 경쟁자는 뒤에 연양갱만 붙으면 앞에 뭐가 붙든 상관없는 모양이다. 조심해야 겠다. 저게 내 연양갱 다 먹을라.
난 어릴 때부터 현대적인 입맛이었는지라 연양갱 쳐다도 안 봤소.
그니깐 나는 냉큼 저리 가겄소.
가긴 어딜 간단 말이오. 연양갱 한 박스 사서 냉큼 달려와야지. 그날,
“낙타 타봤어? 낙타 안 타봤으면 말을 말어.”
이 따위 모진 말로 본 따위에게 큰 상처 준 걸 벌써 잊었소?
하…
양갱을 좋아하는 할머니스런 취향이
나말고 또 있었군요~~ㅎㅎ
마분지/ 지난 해 여름, 오리발 끼고 수영해서 한강을 건넜습니다. 맞은 편 강가에 대기하고 있던, 응원 나온 지인이 소방차가 커다란 고무 다라이에 뿜어주는 물로 대충 샤워하고 나서 오돌오돌 떠는 제게 마른 수건과 연양갱을 건네주더군요.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습니다.
그 와중에 옆에 계시던 어느 모르는 누님 아주머니께서 하도 간절한 눈빛으로 쳐다보시기에 하나 건네 드렸더니 고맙다고, 정말 고맙다고 하면서 드시더군요. 아마 많이 힘드셨던 모양입니다.
연양갱, 이처럼 비상식량에 딱입니다.
글쿤요…양갱이 비상식량으로도 좋군요~
양갱 이야길 보다 보니 갑자기, 양갱이 땡깁니다.
오늘밤은 양갱이 바람에 스치우네요…ㅠㅠ
마분지/ 예.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도 양갱으로 가득차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