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인의 표지

어제는 이미지가 아니라 실제로 폐인이 되어버린 사람을 만났다. 그는 소주를 박스 채 차에 싣고 다니며 마셔 댄다고 했다. 그와 절연했다는 한 사람은 자신이 몰던 차에서 그가 문을 열고 뛰어내리려 한 적이 있다고 증언했다. 그래서일까? 첫 눈에 어떤 범상치 않은 기운이 그의 몸 여기저기서 뿜어져 나오고 있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런 표지는 철거되는 건물에 삐죽삐죽 솟은 철근 같은 거니까 금방 눈에 띈다. 어쩌면 그의 몸속에 축적된 알콜이 휘발하면서 아지랑이 같은 게 피어오르고 있는 것인지도 몰랐다. 다음에 나를 만나면 혹시 내 몸에서 아지랑이 같은 게 피어오르지는 않는지 잘 관찰해 주기 바란다. 그때까지 많이 마셔 둬야겠다. 오늘 밤에도 닭발에 소주가 스치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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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1. 웃어 둡니다. 혹시 여기는, 왔다갔다는 흔적을, 이렇게 쓰지 않아도 주인이 알아 볼 수가 있나요?

  2. ㅎ/ 웹호스팅 업체에서 제공하는 분석툴을 이용해서 방문자 수, 검색어 정도는 알 수는 있습니다만 그거 안 본지 1~2년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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