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전, 편안히 늦잠 주무시는 아내님 곁에 누워 있는데 방문을 열고 들어오던 막내가 보더니, 지금 안방에서는 미성년자 관람불가 신이 연출되고 있사오니 출입을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라고 드립을 치고 나간다. 이어 그위의 형이란 놈이 들어 오더니, 뭐 이 정도 가지고 그러냐, 면서 그대로 몸을 날려 내 위에 올라 타서는 스타2 좀 해도 되느냐고 조용히 묻는다. 허락해 주지 않으면 애정행각은 이걸로 끝이라는 뜻일 터. 협상을 마친 녀석이 득의양양해져서 나가고 난 뒤, 이제 영화 좀 본격적으로 찍어볼까 하는데 이번에는 아내님이 일어나 나간다. 나가 버리신다.
그리하여 나는, 애들한테 컴퓨터도 빼앗기고 나는, 살찐, 낡은 소파에 처량하게 기대 앉아 아이폰으로 블로그에 이 따위 청승맞은 글이나 올리고 있는 것이다.
외로워라. 이 내 몸은 뉘와 함께 영화 찍을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