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다정한 가족

일요일에 친구 따라 청담동 간다는 딸이 아내에게 용돈을 달라하자 아내가 아빠한테 가서 받으라고 하는 소리가 들린다.

며칠 전 아내에게 고작 5만원을 빌렸는데 엊그제 딸 버스비로 1만원을 대신 주었으므로 현재 남은 빚은 무려 4만원인 것이다. 온다, 저기, 딸이. 빚 받으러 온다.

아빠, 만원 줘.

내가 순순히 내줄 리가 없다.

없다. 아빠 팔아 가져.

딸은 그럼 그렇지 하는 표정으로 엄마에게 가서 이른다.

아빠 팔아서 가지래. 어디다 팔아야 좋을까?

이때다. 틀림없이 안방 침대에서 뒹굴거리고 있었을 막내가 대꾸하는 소리가 들린다.

글쎄? 장기매매?

Posted in 블루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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