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

어제낮 병원 셔틀버스에서 서럽게 울던 여자애 지금 쯤 자고 있을까. 머릿가죽 찢어졌던 자리가 성가시게 가려운 새벽. 어제는 또 누군가에게 글을 쓰라는 충고를 들었다. 멸치국물 내고 건져낸 멸치건더기를 얻어먹은 창밖의 노숙자 고양이. 도서관에 반납해야 하는 책 여덟 권. 새로 산 시집 두 권. 병원행 지하철에서 읽은 책 한 권. 목마른 새벽. 귀가길 간이 숲에서 주우려다 만 솔방울 두 개. 머릿가죽을 벗겨내는 행위. 혁명. 수학교과서 시험범위 안에는 모르는 문제가 하나도 없었다.

Posted in 블루 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