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날 아침이면 그날이 생각나.
직장 동기들과 콘도에 놀러가 밤새워 술먹고
이튿날 에버랜드에 가서 또 죽어라 놀던 날이.
속은 울렁거리는데 롤러코스터도 타고
속은 울렁거리는데 바이킹도 타고
아, 속은 울렁거리는데 …
그러다가 막판에 남은 티켓을 모두 모아서 무슨 놀이기구를 탔지.
몸을 의자에 묶어 놓고 빙빙 돌려주는 기계였어.
난 빙빙 돌았어. 존재가 빙빙 돈 거지.
속은 울렁거리는데 …
그 기계에서 나오는데 같이 간 여자애가 물었어.
어땠냐고. 재밌었냐구.
난 이렇게 대답했어.
“인간의 몸에 최대한 원심력을 느끼게 해주는 기계야.”
토씨 하나 안 틀리게 기억하고 있는데
지금 보니까 비문 냄새가 나네.
아무튼 그 여자애, 엄청 황당해 하더라.
이런 날이면
이상하게 저 대사가 자꾸 생각나.
이런 날이 어떤 날이냐구?
“글쎄. 그걸 어떻게 말하나.”
p.s.
다 써놓고 어제 산 시집을 펼쳐드는데 “自序”에 이런 문장이 있다.
“추억이 되지 못한 기억들을 너무 오래 데리고 살았다.”
포스트스크립트 쓰는 김에 하다 덧붙이는데
<<달려라, 아비>>도 결국 봤다.
날림 독후감이라도 하나 쓸까 하다가 관두기로 했다.
아비가 왜 달리는지
이제 나도 안다는 말씀.
아비가 달리는 모습이 눈에 선해.
달려야지, 거럼.
읽고 나서 nuncoo.com의 글을 다시 읽어 봤다.
“넌 인마, 문장이 안돼!”가 무슨 뜻인지도
이제 나도 안다는 말씀.
담에 애란씨 만날때 꼭 부르리다…
뭐, 그럴 거 까지야…
뭐, 다시 읽어볼 것 까지야…
링크를 걸어둘 것 까지야…
그러고 보면 링크는 참으로 고약하여라.;;;
nuncoo/ 어떤 포스트를 통해 제가 드러내려고 했던 것처럼 링크를 따라갔다가 쓸쓸하게 되돌아 오는 일도 많이 있습니다. 이래저래 링크가 고약하긴 고약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