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쪽에서 삥 뜯기고 서쪽에다 노상방뇨하는 심정으로 적어 둔다

아비가 되니 나도 꼰대가 돼간다. 틈만 나면 뭐라도 가르치려 든다. 어떨 땐 내가 봐도 내가 아주 가관이다. 아무튼 아내가 저녁 준비를 하는 동안 아이 손발톱을 깍아주며 수란 추상적인 개념이라는 것을 가르쳐 볼 요량으로 언이에게 물었다.

우리 집에 어린이가 몇 명이야?
그야, 세 명이지.
그런데 삼은 어딨어?
그야, 일과 이 다음에 있지.
삼은 만지면 무슨 느낌이 들어?
그야, 부드럽지.
삼은 먹으면 무슨 맛이 나?
그야, 사과맛이 나지.

우우, 내 모략은 물거품이 되었다. 에라, 밥이나 먹자. 오늘 밤에도 좌절이 바람에 스치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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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Comment

  1. 하하 이제 막 도 닦기 시작한 중이 도통한 주지에게 한방 먹는 선문답 같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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