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고들 있다.

형: 우리 또 ‘숨꼭’ 할까?
동생: 그래.
형: 이번엔 니 이불로 하자.
동생: 좋아. 하지만 내 이불한테 허튼 짓 하면 안 돼!
형: 알았어.

네, 말씀드리는 순간 형 선수 이불을 뒤집어 쓰고 하나부터 서른까지 세기 시작합니다. 동생 선수는 숨을 곳을 찾아 재빨리, 그러나 조용히 움직입니다.

이러고들 있다

아이들이 집안에서 숨박꼭질을 한다. 숨을 데도 없는 것 같은데 지들끼리는 제법 재미 있게 논다. 초코파이를 먹다보면 부스러기를 흘리게 마련이고, 숨박꼭질을 하다보면 자연 쿵쾅거리는 소리가 나게 마련이다. 아래층에 고3이 사는데 쿵쾅거리다니. 아이들이 쿵쾅거릴 때마다 내 심장도 쿵쾅거린다. 나는 꼰대답게 주의를 준다. “숨박꼭질 하는 건 좋은데 쿵쾅거리지는 말어.” 그러면서 내 말이 숨 쉬지 말고 뛰어 놀라는 말과 뭐가 다른 지 잠시 생각해 본다. “네.” 대답 하나는 기가 막히게 하는 막대가 대답을 한다. 그러나 달라진 건 없다. 아이들은 여전히 쿵쾅거리며 숨박꼭질을 하고 그때마다 내 심장도 여전히 쿵쾅거린다. 업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