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석에 반대한다.

따위넷에 “이름”이라는 카테고리를 새로 만들고 맛뵈기로 샘플을 몇 개 올려 놓았다. 앞으로 틈틈히 추가할 계획이다. 왜 이런 짓을 하느냐구? 글쎄다. 일단은, 그냥 순전히 폼으로, 모든 “해석에 반대한다.”

예컨대, 카프카의 작품을 대대적으로 공습한 해석자 무리는 그 규모로 따지자면 3개 대대는 족히 넘을 것이다. 카프카를 사회적 알레고리로 읽는 이들은 현대 전체주의 국가에 근원적으로 만연한 관료주의의 광기와 좌절에 관한 사례 연구를 본다. 카프카를 정신분석학적 알레고리로 읽는 이들은 아버지에 대한 공포, 거세 불안, 무능력함, 자신의 꿈에 속박된 자기 자신에 대한 카프카의 필사적인 폭로를 본다. 카프카를 종교적 알레고리로 읽는 이들은 <성>의 K는 천국에 도달하고자 안간힘 쓰고 있으며, <심판>의 요제프 K는 무정하고 불가사의한 신의 정의에 따라 시판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한다.

─ <<해석에 반대한다>>, p26

캘리포니아

북 아메리카의 캘리포니아, 남 아메리카의 파타고니아는 모두 이 당시의 시시한 삼류 소설 속의 여주인공에게서 그 이름을 따온 것이다.

─ <<호메로스에서 돈 키호테까지>>, p482

반달리즘

사실 ‘반달리즘’이란 말은, 18세기 블르와 주교가 프랑스 혁명 당시 자코뱅 당이 자행한 파괴활동은, 1,400년 전 반달족이 저질렀다고 간주한 범죄행위와 비교하면서 처음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 << 호메로스에서 돈 키호테까지>>, p1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