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스텔라

내가 공지영의 <<별들의 들판>>을 읽어보아야겠다고 생각한 건 순전히 제목 때문이다. 어느 책에서 ‘캠퍼스 스텔라’라는 말을 보았는데, 그것이 별들의 들판이라는 뜻이었다. 스텔라가 별인 건 이미 알고 있었고 캠퍼스라는 말에 들판이라는 뜻이 있는지는 그 때 처음 알았다. 동명의 소설이 캠퍼스 스텔라와 무슨 관계가 있는지 궁금했다. 저런 지명을 가진 곳이 실제로 있을까?

저 소설을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한 두 번째 계기는 우리동네에 있는 벌판 때문이다. 지난 겨우 내 나는 아침마다 안개가 자욱한 벌판 옆을 차로 지나다녔는데 그 때마다 무의식적으로 캠퍼스 스텔라를 떠올렸던 것이다. <별들의 들판이라. 포에틱하군. 별들의 들판에도 새벽마다 서리가 내리고 안개도 자욱할까. 공지영은 뭐라고 썼을까.> 그러면서도 차일피일 미루어 몇 달이 훌쩍 지나갔다.

어제 교보문고에 갔다가 마침 저 책이 눈에 들어오길래 쭈그리고 앉아 읽었다. 책 한 권을 다 읽은 건 아니고 저 제목의 소설만 읽었다. 연작소설집이어서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소설 얘기를 하자면 할 말이 없는 건 아니나 생략하기로 하고 여기에는 별들의 들판이 스페인에 있는 도시의 이름이었다는 것만 적어 둔다. 책에는 “싼띠아고 데 꼼뽀스뗄라”라고 적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