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오 원정대

1.
형, 구슬 옥 자도 쓸모가 있다.
뭔데?
으응, 자리 좌 자와 합쳐서 옥좌.

2.
이야기의 힘은 강하다. 아이가 요즘 들어 부쩍 레고, 레고 하길래 왜 그런가 했더니 이야기 때문이다. 한동안은 레고에 닌자 이야기를 더한 닌자고에 몰입하더니 오늘 아침에는 이집트로 고고학 탐험씩이나 떠나고 계시다. (앞문장의 주어는 막내다. 요새는 주어가 없다고 시비 거는 분들이 믾아서 이렇게 괄호 열고 쉴드 친다.) 이름하여 파라오 퀘스트. 이 녀석아, 파라오 다 죽고 없거든!

옛날 어떤 시인은 화장실에 쭈그리고 앉아 신문 보는 더리한 모습을 시로 승화시켰다. 그러니 어쩌면 변기 위에 앉아 아이폰으로 한 모음, 한 자음, 정성스럽게, 눈물겨운 부정을 타이핑하고 있는 지금의 내 모습도 어쩌면 한 폭의 아름다운 시일지도 모른다.

레고

“레고는 덴마크 어로 ‘레그 고트(Leg godt)’의 처음 두 음절을 따서 만든 낱말입니다. ‘레고 고트’란 덴마크 어로 ‘재미있게 놀아라.’라는 뜻입니다. 장난감 이름으로는 더할 나위 없이 딱 떨어지는 이름이었던 셈입니다. 또, ‘레고’는 라틴 어로 ‘나는 모든다, 나는 읽는다, 나는 조립한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레고 회사의 대표 상품이 조립 블록인 것을 생각하면 정말 잘 어울리는 이름을 지은 것이지요.”

─ <<레고를 만든 기업가 고트프레드>> p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