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 만두

만두의 역사 같은 건 난 모른다. 알고 싶지도 않다. 그딴 건 사대강에, 오대양에, 육대주에, 대역사 포크레인 삽질 하실 적에 지구 깊쑤키 암매장 해버려도 좋다. 그딴 거 궁금해 하는 놈은, 이건 용기를 내서 말하는 건데, 루저다. 그래, 내가 방금 루저라고 말했다. 어쩔래? 자, 다 덤벼봐, 덤벼보라구. 만두의 역사도 모르는 루저 같은 것들이…

만두의 재료 같은 것도 역시 알고 싶지 않다. 그딴 건 진즉에 진시황 병마용에 같이 묻어버려야 했다. 아, 꿩 넣은 꿩만두가 그렇게 맛있다는데 먹어 본 적이 없는 거 같다. 여태 뭐하고 살았나 싶다. 베를린의 어린 시절 같은 오릿돌의 어린 시절, 서리가 하얗게 내린 아침 들판에서 얼어죽은 꿩 한 마리를 주워온 적은 있다. 그래, 귀여니의 그 놈은 멋 있었고, 당숙모의 꿩도리탕은 맛 있었다.

며칠 전부터 호박 만두가 먹고 싶어 졌다. 호박 만두는 여름철에 먹는 만두인데 카트만두에서도 호박 만두 해 먹는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호박 만두, 이든 듣기만 해도 가슴이 뛰는 말이다. 그래, 거선의 기관과 같이 힘이 있다. 생각만 해도 침 넘어가고, 상상만 해도 환장하겠다. 치정이 따로 없다.

오, 호박 만두여. 그러나 지금은 여름이 아니고, 호박이야 마트 가면 있겠지만 호박 만두에 호박 말고 또 뭐가 들어가는지 잘 모르겠거니와, 설사 레서피를 안다 해도 기꺼이 호막 만두 만들어 줄 사람도 없다. 혹시나 어머니 한테 부탁해 보면 해주실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사진에 텍스트를 넣는데 그게 똑바로 서질 않고 옆으로 눕는다고 무슨 이런 거지 같은 프로그램이 있느냐고, 아래아는 또 어떻게 까는 거냐고, 다른 사람은 메일 용량이 남아 도는데 당신 한메일 용량은 100메가가 벌써 진즉에 꽉 차버렸다고, 노인복지관으로, 구청으로, 도서관으로, 동가식서가숙하면서 다 늙어서 컴퓨터 배우러 다니느라 눈코귀입 뜰 새 없이 바쁘신 어머니가 호박 만두 만들어 주실지는 만무하니…

이 늦가을-초겨울 비 그치면 불곡산 긴 능선에 서러운 단풍이 짙어 오것다. 그리하여 나여, 운동 전 몸무게로 거뜬히 복귀한 거구의 따위여, 그대는 호박 만두 먹고 싶을 만두 하것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