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 나의 지나침

벌써 신촌에 나갔다가 신도시로 돌아오는 버스와 이제서야 신촌에 나가는 버스가 어느 작은 길에서 마주쳤다. 마주 오던 버스의 운전자는 내가 탄 버스를 보자 속도를 줄이고 창문을 열고 고개를 돌려 반갑게 웃었다. 그러나 내가 탄 버스의 운전자는 ─ 나는 운전석 바로 뒷자리에 앉아 있었다. ─ 저쪽을 흘끗 쳐다보더니 무심하게 가속페달을 밟아 그곳을 지나쳐 버렸다.

나도 그랬을 것이다. 나를 보고 환하게 웃어주던 당신을 나도 저 제 갈 길에 바쁜 버스처럼 무심코 지나쳐 왔을 것이다. 당신을 그 쓸쓸한 자리에 내 팽겨쳐 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