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구이

교보문고에 처음 간 아들녀석은 천정을 쳐다보더니 “비가 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나는 녀석을 안아 올려 서점이 얼마나 넓은지 보여주었다. 녀석은 탄성을 질렀지만 세상에 책이 이렇게 많으니 책을 열심히 읽어야겠구나, 하는 따위의 결심을 했을 리가 없다.

사실 서점은 두 번째 목적이고 첫 번째 목적은 참새고기였다. 늦은 점심을 먹던 녀석이 참새고기를 먹어봤느냐는 거였다. 치기였을까. 악취미였을까. 나는 녀석에게 참새고기를 직접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 전 교보에서 사람을 만나 골목의 참새구이집에서 한 잔했던 기억이 떠올랐던 것이다.

해서 나우와 엽이를 광화문행 버스에 태웠다. 언이는 낮에 산에 갔다가 잠들어서 나로 하여금 안고 내려오게 하여 땀을 뻘뻘흘리게 만든 죄로 따돌렸다. 그러나 참새구이집에는 참새가 없었다. 아이들은 별로 실망하는 기색이 없었는 데 아이들이 참새를 보고 보일 반응을 보지 못해서 억울한 것이었을까 나만 실망했다. 버스비가 얼만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