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 일은 없겠지만 누가 카페 차린다고 이름 지어달라고 하면 ‘카페 리토스트’라고 지어줄 것이다.
“‘리토스트’란 다른 나라 말로는 정확히 번역할 수 없는 체코 말이다. 그것은 벌려진 아코디언처럼 무한한 느낌을 나타내며 비탄.동정.후회와, 말할 수 없는 그리움 같은 감정을 모두 뭉뚱그려 넣은 말이다. […] 이런 경우에도 나는 세계의 어떤 말에서도 이 말에 대응하는 단어를 찾지 못했다. 그렇지만 이 말이 없이 인간의 영혼을 이해하기란 어느 누구도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밀란 쿤데라, <<웃음과 망각의 책>>)
<건축학 개론>에서 승민이 서연에게 마지막으로 했던 말은 “꺼져줄래” 였다. 상처받은 승민은 저런 모진 말로써 자기 안의 리토스트를 해소하고 싶었던 것이다. 반면에 자기 아니면 죽고 못살 것 같던 승민이 도대체 왜 그러는지 모르면서 졸지에 차인 서연의 리토스트는 더 가중되었다.
그런데 저런 이름으로 장사가 잘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