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크투루스를 보았다. 스피카는 못봤다.

배수관 세정제

배수관 세정제 마시고 싶다
화장실에 가면 있다
변기에 앉으면 한 시 방향에 보인다
파란색 플라스틱 용기에 배수관 세정제, 라고 써 있다.
며칠 전에 보았으니
아직 그대로 있을 것이다
화장실은 너무 멀다
어쩌면 아득히 멀다
배수관 세정제
언젠가 마시고 말테다
언젠가 화장실에 가면
가기만 가면

딸랑 두 문장

이 글은 딸랑 두 문장 짜리 글이다. 비록 딸랑 두 문장 짜리 허망한 글이지만 작가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묵묵히 꾸준히 써내려 갔다는 거, 그게 존나 중요하다.

그 어떤 그런 그러한 것들은 그 어떤 그런 그러한 것들에 대한 그 어떤 그런 그러한 것들이다.

그 어떤 그런 그러한 것들은 그 어떤 그런 그러한 것들에 대한 그 어떤 그런 그러한 것들이다. 그러므로 그 어떤 그런 그러한 것들은 그 어떤 그런 그러한 것들에 대한 그 어떤 그런 그러한 것들이다. 그리하여 그 어떤 그런 그러한 것들은 그 어떤 그런 그러한 것들에 대한 그 어떤 그런 그러한 것들이다. 그러니까 그 어떤 그런 그러한 것들은 그 어떤 그런 그러한 것들에 대한 그 어떤 그런 그러한 것들이다. 다시 말하고 끝으로 말하고 마지막으로 말한다. 그 어떤 그런 그러한 것들은 그 어떤 그런 그러한 것들에 대한 그 어떤 그런 그러한 것들이다.

대구와 울산

지난 며칠 대구와 울산에 다녀왔다. 대구에서는 낙영갈비에서 찜갈비와, 오뚜기식당에서 백반 두 끼와, ‘옛날즉석도넛츠’를 먹었다. 동성로 ‘목요일 파티’에서 기네스와 얇은 피자를 먹었다. 대구 홈플러스에서 떨이로 파는 회 한 접시와 곰맥주 몇 캔과 전병 하나와 에르딩거 맥주 한 병을 샀다. 에르딩거 병맥주는 나중에 보니 무알콜 맥주였다. 아테네모텔에서 마시고 잤다. 울산에서는 문수경기장 50미터 레인에서 수영을 하고,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시장에서 모듬전과 태화 막걸리를 마셨다. 찜질방 뜨거운 물에 몸을 잠시 지졌고 야간 작업에 대비해 잠시 눈을 붙였다. 바다는 보지 못했다. 새벽에 고속도로에는 비와 눈이 많이 내렸다. 신탄진 휴게소에서 잠시 쉬었다. 우동은 먹지 않았다. 차안에서 친구가 송소희의 노래를 핸드폰으로 들려 주었다. 새벽 3시 30분 경에 집에 도착했는데 딸이 거실에서 엑소의 태일이를 그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