겟 아웃

영화 채널에서 조던 필 이라는 감독의 대표작 이라는 걸 연속 방송하고 있다.

외출했다가 돌아와 옷 갈아 입고 청소기 가지러 거실에 나온 아내가 화면을 흘끗 보더니 말한다.

_저거 무서운 거지?

운동 다녀와서 단백질 타 먹고 모종의 예술을 하다가 머리 식히려 거실에 나온 예비군이 대꾸한다.

_무서운 거?

아내가 다시 말한다.

_못 나가는 거 아냐?

그제서야 영화의 제목이 내 의식에 들어온다. 겟 아웃.
맞다. 겟 아웃이 나간다는 뜻이지 하면서. 저 영화가 못 나가는 영화구나 하면서.

대화도 끝나고 영화도 끝나고 다 끝나지만 ‘언어’는 끝나지 않는다. 쓰지 못 하는 나의 언어는.

입대

“야옹, 야옹, 야옹.”

고양이가 보챈다.

“나 2주 뒤에 가는데 어쩌려고 그래?”

막내가 응석을 받아주며 말한다.

아이패드로 중요한 거 보고 있던 나는 이 말에 또 슬프다.

막내도 곧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