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연양갱을 좋아 한다. 초코렛과 연양갱 가운데 하나를 골라야 하는 상황이라면 나는 주저없이 연양갱을 선택한다. 연양갱 따위는 거들떠도 보지도 않는 저 입맛 고고하신 분들의 치하가 돼버린 삭막한 이 세상에서 어쩌다 연양갱을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면 그리 반가울 수가 없다. 고향 까마귀는 저리가라다.
요즘 아이들은 대체로 연양갱을 좋아하지 않는다. 우리집 아이들도 얼마 전까지는 그랬다. 그리하여 우리집에 생기는 양갱은 언제나 내 독차지였는데 이제는 방심할 수 없는 처지가 되었다. 강력한 경쟁자가 생긴 까닭이다. 연양갱 마저 꼭꼭 숨겨 놓아야 하는 세상이라니! 확실히 살기 힘들어 지고 있다. 이 경쟁자가 오늘 아침 크라운 웰빙 연양갱을 까먹으며 이렇게 말했다.
“아빠, 밤 연양갱이나 웰빙 연양갱이나 그냥 연양갱이나 맛은 다 똑같애.”
나는 앞에 뭐가 붙지 않은, 그러니까 그야말로 순수, 참, 오리지널, 오쏘독스, 재래식 연양갱 만을 좋아하며 앞에 뭐가 붙은 퓨전스타일에는 쉽게 손이 나가지 아니 하는데 이 경쟁자는 뒤에 연양갱만 붙으면 앞에 뭐가 붙든 상관없는 모양이다. 조심해야 겠다. 저게 내 연양갱 다 먹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