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 나의 지나침

벌써 신촌에 나갔다가 신도시로 돌아오는 버스와 이제서야 신촌에 나가는 버스가 어느 작은 길에서 마주쳤다. 마주 오던 버스의 운전자는 내가 탄 버스를 보자 속도를 줄이고 창문을 열고 고개를 돌려 반갑게 웃었다. 그러나 내가 탄 버스의 운전자는 ─ 나는 운전석 바로 뒷자리에 앉아 있었다. ─ 저쪽을 흘끗 쳐다보더니 무심하게 가속페달을 밟아 그곳을 지나쳐 버렸다.

나도 그랬을 것이다. 나를 보고 환하게 웃어주던 당신을 나도 저 제 갈 길에 바쁜 버스처럼 무심코 지나쳐 왔을 것이다. 당신을 그 쓸쓸한 자리에 내 팽겨쳐 두고…

광석이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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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m2 50mm 1.4f, ILFORD DELTA 400

사람들을 만났고
술을 마셨고
거리를 걸었다.
쓸쓸한 거리
사람이 그리운 거리
포스터가 붙어있다.
낯익은 얼굴이다.
그다.
광석이 형이다.
떼어냈다.
춥다.
술집에 들어갔다.
2차다.
앞에 앉은 사람에게 말했다.
“이거 좀 들고 있어 봐봐.”
그리고 찍었다.
그다.
광석이 형.
“형, 한 잔해.”

p.s.
포스터 들고 있던 사람(김바다님)에게 박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