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추행
미학희롱
수학상납

낙타와 고양이

새벽 두 시, 어둠 속에서 고양이가 밥을 먹는다. 딱딱한 사료가 접시와 맞부딪는 사기성砂器性 소리가 들린다. 저 소리를 들을 때마다 나는 슬프다. 녀석이 잔뜩 웅크리고 잠든 모습을 볼 때도 나는 슬프다.

연전에 몽고 가서 낙타 한 번 타보고 온 이가 내게 말했다. 낙타 타봤어? 낙타 안 타봤으면 말을 하지 말어! 이제 그에게 돌려줄 말이 생겼다. 고양이 키워 봤어? 고양이 안 키워봤으면 말을 하지 말어!

114

주인의 관심 밖으로 밀려난 우리의 새끼발가락
사랑한다는 말이 듣고 싶어 114에 전화를 걸었다.
사랑합니다, 고객님.
네, 저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