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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egory Archives: 블루 노트
좋은 책? 나쁜 책? 이상한 책?
아버지가 책을 한 무더기 내미신다. 뭐예요? 갖고 싶은 거 골라 가져라. 마포 아저씨한테 얻어 왔다. 그래요? 어디 보자. 나는 책을 살핀다. 무슨 추리 소설, 무슨 연애 소설이다. 그나마 중간은 빼먹고 2, 3, 5권 이렇게 있는 것도 있다. 나는 심드렁하다. 노인네 정성을 생각해서 한두 권 챙기기는 해야겠는데 건질 게 없다.
다시 찬찬히 살핀다. 이상한 책이 하나 있다. <<100% 프랑스인>>이라는 책을 집어든다. 이건 뭔가? 표4에 보니 “50%의 남자는 여자의 신체부위 중 젖가슴을 가장 좋아한다.” “90%의 프랑스 부부는 침대에서 함께 잔다.” “100%의 프랑스 여자는 산이나 들판에서 성행위를 하고 싶어 한다.” 따위의 문장들이 보인다. 훌륭한 책이네. 나는 아버지에게 말한다. 이걸루 할게요. 고맙습니다. 아버지, 나머지 책을 챙겨가신다.
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서 1990년에 발간하고 1994년에 보정판으로 펴낸 책이다. 1%부터 100%까지 앞에 예로든 식으로 기술되어 있다. 오늘은 이상한 책 습득 기념으로 1% 부분을 읽었는데, 이 문장이 눈에 들어온다. “1%의 프랑스인은 적어도 10권의 책을 소유하고 있다.” 심심할 때 마다 들쳐볼 생각.
p.s.
어제는 아이들을 고아원에 맡기고 아내와 영화를 보았다. 영화보다 졸려 죽는 줄 알았다. 이 포스트의 제목은 그 영화에서 따왔다. 나오면서 “아무개 개새끼”라고 욕을 했다. 여기서 아무개는 감독 이름이다. 제 아무리 잘 생기고 멋진 놈들이 나와도 이쁜 여자 안 나오는 영화는 볼 게 없다. <브로크백 마운틴>은 예외다.
F=ma
아이들에게 질량과 무게와 가속도와 힘에 대해 설명하다. 속도를 미분하면 가속도라는 말은 차마 하지 못하다.
어록
어쩌다 보니 밤 아홉 시가 다 돼서야 어머니를 모시고 외식을 하게 되었다. 이런 저런 얘길 하다가 내가 도마에 올랐다. 어머니가 말씀하시었다.
“이 지구 상에 너 같은 놈은 없어.”
아니, 이토록 매정한 언사를! 역시 계모가 틀림없어. 그때 다리 밑에서 주어왔다고 그럴 때 확 가출을 해버렸어야 하는 건데… 엄니 밥값은 엄니가 내슈!
하여, 조심스럽게 되여쭈었다.
“정말 이 지구에 나 하나야? 둘도 없어?”
어머니가 단호하게 말씀하시었다.
“응, 너 딱 하나야.”
옆에서 아내가 추임새를 넣었다.
“그런 사람하고 살아주는 걸 고맙게 생각해야 돼.”
음, 이건 어록감이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