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의 레고와 한 번의 눈높이 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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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m2 50mm 1.4f, ILFORD HP5 PLUS 400
이번 사진은 필름을, 그동안 사용하던 ILFORd DELTA 400 대신에
PH5 PLUS로 바꾸어보았는데 현상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스캔 과정에서 중간톤을 많이 보정하여 스캔을 했더니
톤이 영 이상하다. 스캐너 먼지 문제야 원래 그런 것이니
그러려지 한다 쳐도…

요 아래 생각하는 기능이 있는 머리에 있는 댓글에도 적었지만
나우가 푸는 저 눈높이 문제집을 끊어버렸다.
저건 수학이 아니다. 죽어라 계산만 반복시키는 거다.

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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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m2 35~105mm, ILFORD DELTA 400, 2004년 겨울, 놀이터

생각하는 기능이 있는 머리

어제는 나우와 한참동안 시답잖은 입씨름을 했다.

따위: 너는 도무지 생각하는 걸 귀찮아 하니까 네 머리는 생각하는 기능이 없는 머리다.
나우: 아빠, 내 머리가 생각하는 기능이 없는 머리면 내가 어떻게 2단을 외우고, 10단을 외우고, 100단을 외워?
따위: 그딴 건 기엽이도 할 수 있는 거다.
나우: 기엽아, 너 2단 한번 외워봐.
기엽: 몰라.
나우: 거봐.
따위: 기엽아, 해봐. 십일은 십, 십이는 이십, 십삼은 삼십…
기엽: 몰라.
나우: 거봐.
따위: 아무튼 네 머리가 생각하는 기능이 있는 머리면 어떻게 ‘삼사십이 삼오십오’한 다음에 ‘삼육십칠’할 수가 있냐?
나우: 그거야…
따위: 아무튼 너는 조금만 복잡해지면 생각을 안하려고 하니까 네 머리는 생각하는 기능이 없는 머리다.
나우: (분해서 씩씩 거리며 더듬더듬 삼단을 외운 다음) 됐지? 내 머리도 생각하는 기능이 있는 머리 맞지?
따위: 어디, 그럼 사단을 외워봐.
나우: 사일은 사, 사이 팔, 사삼???
따위: 그럼 ‘삼사’는 얼마야?
나우: 삼사?
따위: 응.
나우: 십이.
따위: ‘삼사가 십이’니까 ‘사삼도 십이’야. 자, 사단 다시 해봐.
나우: 사일은 사, 사이 팔, 사삼???, 에이 몰라 안 할래.
따위: 거봐. 네 머리는 생각하는 기능이 없는 머리라니깐.
나우: 아이 정말, 아빠, 내 머리가 생각하는 기능이 없으면 내가 어떻게 2단을 외우고, 10단을 외우고, 100단을 외우냐니깐!
따위: 그럼 사단 외워봐.
나우: 싫어!
따위: 거봐.
나우: 흥, 이따가 할머니한테 물어볼거야.
따위: 좋다, 할머니한테 여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