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든지 걸리기만 해봐라

vise.jpg
누구든지 걸기기만 걸리면
아주 꽉 물어 버릴테다.
꽉 물고 절대로 놓아주지 않을 테다.

p.s.
예전에 저걸로 울 ‘딴따라’ 외삼춘이 이 따시만한 하모니카를 만들었었다.
저걸로 금속판을 꽉 물어버린 다음에 줄 질을 하셨드랬다.
어찌어찌하여 부속품이 망가져 못쓰게 되었었는데, 어느 날 보니 멀쩡해져 있었다.
아버지가 영등포의 무슨 거리에 가셔서 손을 보아 오셨다고 한다.
옳다구나 하여, ‘아버지 이건 제겁니다’하고 냉큼 가져와 메모꽂이로나 쓰고 있다.

나는 저 녹슨 질감하며, 세월의 흔적하며, 내 아버지가 기름칠하시던 모습하며
저 바이스에 얽힌 기억이 삼삼하다. 허니
탐내지 마시라. 아무도 안 준다. 택도 없다.

노래야, 그 안에서 얼마나 답답하냐,

cds.jpg

노래여, 그 안에서 얼마나 답답하냐, 노래여, 그 안에서 얼마나 소리라도 지르고, 얼마나 악이라도 쓰고 싶으냐, 노래여, 나, 어떤 날은 아주 토할 것처럼, 나, 아주 악에 받쳐서 산다. 노래여, 끝끝내 오늘도 목구멍을 넘어오지 못하는…

까짓 거 얼마든지 기다리지요.

waitingforyou.jpg

까짓 거 얼마든지 기다리지요.
그대가 어떤 感을 쫓아 세상을 이리저리 떠도는 동안, 나
이곳에서 그대가 돌아올 때까지, 돌아와
그대 지친 몸을 내게 의지할 때까지, 나
여기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고
그대를 기다리지요.
그대를 향하여 뭔가를 잔뜩 곤두세운 존재
그게 나예요.

이름의 집

business_card.jpg

언제 왜 만났었는지 기억도 없는 모르는 이름들과, 지금 어디서 뭐하고 사는지 궁금한 이름들과, 한 번쯤 다시 만나고 싶지만 연락한 지가 너무 오래 되어 전화를 걸 수 없는 이름들과, 그토록 싫어했지만 어쩔 수 없이 얼굴을 마주해야 했었던 이름들과…또 이름들과, 이름, 이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