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때가 어느 때인데 공맹이여?

居天下之廣居하며
立天下之正位하며
行天下之大道하여
得志면
與民由之하고
不得志면
獨行其道하여
富貴不能淫하며
貧賤不能移하며
威武不能屈이
此之謂大丈夫니라

천하의 넓은 집(仁)에 살고,
천하의 올바른 자리(禮)에 서며,
천하의 큰 길(義)을 걸어가,
뜻을 얻으면
백성들과 함께 그 뜻을 실천해나가고
뜻을 얻지 못하면
홀로 자기의 도를 행하여
부귀도 그의 마음을 어지럽히지 못하고
빈천도 그의 지조를 변하게 하지 못하고
위력과 무력도 그의 뜻을 꺽지 못하는 사람,
이런 사람을 대장부라 말하는 거요.

내가 오래 전에 <<맹자>>를 읽었었나보다.
그 옛날의 내가 대장부가 되고 싶었던 것일까?
일 때문에 들쳐 본 <<맹자>>
깨끗한 데 저 구절에만 표시되어 있다.
피식, 웃음이 난다. 대장부라─

썼다, 지웠다.

책을 번역하고 있다.
그 과정이 지루하기도 하고
결과가 두렵기도 해서
역자후기를 썼다,
가 지웠다. 지금
똥폼 잡을 때가 아니다. 그리고
후기는 일이 끝난 다음에 쓰는 것이다.

날씨

이땅의 날씨가 나빴다,
고 그는 썼다.
눈. 비. 바람.
아주 구색을 제대로 갖춘 날씨다.
환장하기 딱 좋다.
날씨가 나쁘면
내가 홀로 있는 존재가 아니라
자연 속에 있는 존재라는 걸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