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렁~

책상에 앉아 있는데 나우가 다가왔다.
“아빠, 아빠, 아주 재밌는 생각이 떠올랐어.”
고개들 돌려 쳐다보았더니 이런다.
“육육이 육개장!”
누굴 닮은 걸까.
기가 막혀, 곧바로 컴퓨터 앞으로 달려와 이 글을 쓰는데
나우가 또 옆에 와서 “또 있어” 한다.
“삼삼은 삼계탕!”

남녀혼탕

수영─이게 내가 뒤늦게 도전한 “몸으로 하는 어떤 것”이다─을 마치고 샤워를 하고 있는데 어떤 아자씨가 누군가에게 수영장으로 나가는 문이 어디 있느냐고 묻는 소리가 들렸다. 나도 그랬다. 처음 여기 왔을 때는 나도 그 문을 쉽게 찾을 수 없어서 두리번거렸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샤워를 마치고 물기를 닦으러 가려할 때, 조금 전의 그 아자씨로 추정되는 아자씨가 깜짝 놀랐다는 듯이 들어와 내게 말을 걸었다. “저, 여기 수영장은 남자 여자가 같이 해요?”

그때는 어이가 없어 얼떨결에 그렇다고, 수영장은 원래 남녀가 같이 하는 거라고 대답했지만 지금이라면 이렇게 대답했을 것 같다.

“네, 이 수영장은 남녀혼탕이랍니다.”

머리가 문제다

내 적성과 이미지에 안 맞게
몸으로 하는 어떤 것에 뒤늦게 도전중.

아무리 몸으로 때우는 것이지만
그래도 뭣 좀 알고 해야겠기에
단 시간 동안에 ‘이론’을 탐구하고 내린 결론.

머리가 문제다. 그러므로 머리를 제자리에 두어라.

몸으로 하는 것에 머리가 문제가 되다니…
나 한때는 착탈식 두개골에 대한 공상을 한 적도 있었지.

그런데 머리의 제자리는 어디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