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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어제는 내일과 똑 같으리라. 업데이트는 없다. 죽음만이 날 업데이트할 것이다. 그건 경험해 보지 못한 세계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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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이 피고 있다.
저 꽃은 실탄이다.
피하라.
무조건 피해야 한다.

오늘의 자작극

다음 보기를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보기: 우우, 발기하나 교미하지 못하는 나날들.

문제 1) 위 보기는 비유일까 직설일까?

문제 2) 1번 문제에 비유라고 답한 사람만 답하시오. 이것이 비유라면 글쓴이가 처해 있는 딱한 사정이 어떤 사정인지 적당히 사정하시오.

문제 3) 1번 문제에 직설이라고 답한 사람만 답하시오. 글쓴이에게 보내는 위로의 편지를 쓰시오. 약올리는 편지를 보내도 좋소. 어쨌든 13인의 아해는 골목길을 질주했소. 아마 지금 쯤은 질주를 다했을 것이오.

멍청한 국가

국가가 셋째 아이 유치원 월사금을 지원해 준다고 연락이 왔길래
국가, 너 이제 철들었구나, 하면서 쫄래쫄래 동사무소에 갔더니만
아, 글쎄, 담당 공무원이 이름이 비슷해 실수한 거란다.
국가가 하는 일이 다 그렇지. 공연히 헛물만 켰네.

동쪽에서 삥 뜯기고 서쪽에다 노상방뇨하는 심정으로 적어 둔다

아비가 되니 나도 꼰대가 돼간다. 틈만 나면 뭐라도 가르치려 든다. 어떨 땐 내가 봐도 내가 아주 가관이다. 아무튼 아내가 저녁 준비를 하는 동안 아이 손발톱을 깍아주며 수란 추상적인 개념이라는 것을 가르쳐 볼 요량으로 언이에게 물었다.

우리 집에 어린이가 몇 명이야?
그야, 세 명이지.
그런데 삼은 어딨어?
그야, 일과 이 다음에 있지.
삼은 만지면 무슨 느낌이 들어?
그야, 부드럽지.
삼은 먹으면 무슨 맛이 나?
그야, 사과맛이 나지.

우우, 내 모략은 물거품이 되었다. 에라, 밥이나 먹자. 오늘 밤에도 좌절이 바람에 스치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