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마당 쓰시는 소리가 환청으로 들린다. 어머니와 두런두런 말씀 나누는 소리도. 나는 지금 20대로 ‘타임 리프’ 하여 상도동집 추운 방에 누워 있다. 늙었는가. 이제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 나게 된다. 자식 새끼는 어디서 술 처먹고 새벽에 기어들어와 죽었는지 살았는지 잠들어 있는데 아버지는 일어나 마당을 쓸었을 것이다. 비명인가. 바람인가.
Monthly Archives: January 2011
스도쿠
매트릭스에는 아홉 개의 방이 있고, 각 방에는 다시 아홉 개의 칸이 있다. 이 아홉 개의 칸에 1부터 9까지의 숫자를 하나씩 수납하면 된다. 간단하다. 그러나 이게 규칙의 전부였다면 세상사 얼마나 수월했겠는가. 비가 내리고 어머니가 시집가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나는 그냥, 화사한 봄날 초속 10센티미터로 낙하하면서 아주 그냥…
아, 나는 군대 가서 지겹게 들었다. 일개 이병으로, 일병으로, 상병으로─더 없다. 어느 날 아침 밥상에 밥과 김치와 계란 후라이만 올렸더니, 우리 딸이 묻더라. 더 없느냐구. 그날은 군말 없이 고추장 삼겹살 볶음을 더 대령했다만 오늘은 더 없다. 진짜 없다. 내 인생에 병장은 없다─줄 서서 대가리 박을 때, 줄 서서 오리 걸음 걸을 때 나는 지겹게 들었다. 오와 열을 맞추라는 소리를! 내가 속한 오와 내가 속한 열에 나와 같은 놈은 없어야 한다. 이것이 게임의 두 번째 규칙이다.
그리하여 문제의 게임, 스도쿠를 해보면 안다.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오과 열을 살피며 매트릭스 전체를 살펴야 한다는 것을. 괄호 열고, 참고로 매트릭스는 유명한 영화의 제목이기 이전에 ‘행렬’이라는 뜻이다. 다시 괄호 열고, 나는 왜 앞 문장을 대가리 속에 곱게 처박아 두지 못하고 굳이 괄호쳐서 여기에 쑤셔넣는가? 괄호 닫고, 또 괄호 닫고.
이 게임만 풀고 자자, 이 게임만 풀고 자자, 흐리고, 시리고, 졸린 눈을 벅벅 문대가며, 남들은 엎드려 시를 쓸 시간에, 나는 엎드려 아이폰 게임이나 하다가 느지막히 일어 났더니, 타임라인에는 소말리아 인질 구축의 영광을 그분께서 낼름 전유하셨다는 소식뿐. 매트릭스에는 오와 열이 보이지 않는다.
오늘의 문장
“<라쇼몽>의 주제는 스스로에게조차 솔직할 수 없는 인간의 모습으로 집약된다. 심지어 죽은 자조차도 자신의 모습을 미화하려고 한다.”
살처분가
축생아, 축생아
살처분 줄게
새 고기 다오.
축생아, 축생아
살처분 줄게
새 고기 다오.
병든 고기 말고
더러운 고기 말고
맛있는 새 고기 다오.
축생아, 축생아
살처분 줄게
새 고기 다오.
%?!*&%#@
얼마 전에 워드프레스를 최신버전으로 업그레이드했다. 몰랐는데 이제 보니 댓글과 관련해서 뭔가가 이전 버전하고 달라진 것 같다. 심지어 내가 쓴 댓글도 관리자 메뉴에 들어가 ‘승인’을 해야 한다. 자기가 자기 댓글을 승인해야 하는 블로그 툴이라니. 뭔가 코믹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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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 9, 2011 덧붙임:
WordPress 3.0.5 Version으로 업데이트 하니 내가 쓴 댓글을 내가 승인해야 하는 문제는 해결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