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

뜬금없이 /너무 낡은 기억은 기억이 아니었음을/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너무 낡아 기억이 아닌, 그, 기억.

세탁기 유감

아내가 세탁해 준 양말이 내가 빤 양말보다 우유빛으로 뽀얗게 빛나는 건 필시 저 못 돼 처먹은 세탁기 새끼가 아내를 더 예뻐하기 때문일 거야. 그렇지 않고서야 결과물이 이렇게 차이가 날 리가 없지. 아무렴. 이제 다 늙어가지고 탈수할 때마다 천둥소리를 내는 주제에.

메모

집에 돌아와 컴퓨터 앞에 앉아 뭣좀 하고 있는데 막내가 한 마디 한다.

“아빠, 요즘 되게 외로워 보여.”

“아빠가?”

“응. 그러고 있으니까.”

가을이니까. 아무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