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 형보다 일찍 하교한 막내는 심심하다. 아빠한테 놀아달라고 해봐야 아무 소용없으니 컴퓨터 하다가 만화책 보다가 뒹굴다가 하면서 막내는 그냥 저 혼자 논다. 잘 논다. 집은 조용하고 세상은 평화롭다.

드디어 꿈에 그리던 형아가 학교에서 온다. 막내는 산소 만난 불길처럼 확 살아난다. 입을 열어 말도 안 되는 말을 중얼 거리기 시작하고 형아에게 어리광을 부리기 시작한다. 형아는 같잖아 하면서도 대적을 해준다. 둘은 잘 논다. 아빠는 셋을 제작해 놓기를 잘 했다고 잠시 착각을 한다.

이제 고학년 되었다고 친구들하고 산으로 들로 안드로메다로 싸돌아 다니느라 귀가가 점점 늦어지는 누나까지 돌아오면 집은 아이들 천하가 된다. 시끄럽고 어지럽다. 심약한 사람은 조심해야 한다.

2.
안 되는 말이란 건 이를테면 이런 거다.

형아, 100 더하기 1000은?
그걸 내가 말해주면 뭐 해줄 건데?
응, 똥 싸줄게, 형아 머리에.

**
형아의 컴퓨터에게도 맹세할 수 있어?
엉.
진짜지?
엉.
정말이지?

좋아. 이번 한번만 더 믿어 주겠어.

Posted in 애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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