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식탁에서

아빠, 나 진지하게 물어볼 게 있는데…
뭐?
나 정말 입양된 애 아니지?
응. 아니야. 그런 걸 왜 물어?
……
왜 묻냐구.
응, 우리 중에 나만 돌잔치 사진이 없고, 누나랑 형아는 둘이 친한데 나만 외로워.
아들아, 우리 막내들은 아주 아주 특별한 존재들란다. 고독할 수밖에 없는 저주받은 운명을 타고 났지. 하지만 너무 외로워 마라. 아빠랑 너랑은 같은 편이고, 더군다나 네 엄마도 우리편이다. 저 둘은, 그러니까 네 형아랑 누나는 막내들을 절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가엾은 존재들이란다. 자, 아들아, 잔을 들어라. 한 잔은 우리 막내들만의 재능을 위해, 또 한 잔은 막내들과 더불어 하루하루 고통과 인내와 절망과 좌절 속에 살아야 하는, 저 막내로 태어나지 못한 나머지 모든 종족들의 멘탈붕괴 예방을 위해!

Posted in 애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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