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묘 4

날은 춥고 바람은 차다. 어둔
거리에 나뭇잎들이 함부로 바스라진
다. 사람의 발길에 차이고 자동차의 바
퀴에 깔리며 바스라진
다. 저 풍경이랄 수
도 참상이랄 수
도 없는 바스러짐을 나
는 본다. 문
득 내 마음 어디에 당
신이 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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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며칠전 일 끝나고 집에 가기가 섭섭하여
    극장엘 가겠다고 혼자 나섰는데
    때는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 하는 그 즈음이라
    주위는 이미 초조하게 어두운데
    라디오에서 나오는 노래며
    불 밝힌 가로등이며
    얼굴 때리는 찬바람이며
    앞차의 빨간 브레이크등까지 죄다
    ‘부질없다,부질없다 ‘
    나를 향해 연호하는 듯한 느낌을 받은 적이 있었지요.
    그 길로 바로 유턴을 하며 나 또한
    ‘부질없다 부질없다’ 되뇌였는데
    그 후론 스스로가 더욱 부질없고 하찮고, 같잖게 여겨져서
    일생 안해보던 짓만 하면서 더더욱 하찮아지고 있습니다. 나는 뭐가 도진 것인지.

    *감기는 나으셨나 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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