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편지

<아들의 편지>
“사랑하는 어머니, 저를 위해 풀어헤쳐 보이실 세 번째 젖가슴이 있으신지요. 저는 지금 빨리 출세해야할 처지에 놓여 있습니다. 저에겐 지금 천이백 프랑의 돈이, 어떤 희생을 치르고서라도 이 돈이 꼭 필요합니다. 제 요청에 대해서 아버지께 아무런 말씀도 하지마십시오. 아마 아버지는 반대하실 테지요. 이 돈을 마련하지 못하면 저는 절망에 사로잡혀 권총으로 제 머리를 쏘아버리게 될 것입니다. 돈을 부탁드리는 이유는 뵙게 되면 곧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어머니의 답장>
“사랑하는 아들아, 네가 부탁했던 것을 보낸다. 이 돈을 잘 써라. 네 생명을 건지는 일이라고 하더라도 두 번 다시 이렇게 많은 돈을 네 아버지 모르게 보낼 수는 없을 거야. 아버지가 아시게 되면 집안의 평화가 깨어지겠지. 이만한 돈을 만들려면 땅을 저당잡혀야만 한단다. 나는 네 계획이 좋은 것인지 판단할 수가 없구나. 도대체 어떤 계획인지 나에게 얘기하는 것이 두려우냐? 네 계획을 설명하는데는 수 많은 편지를 보낼 필요가 없단다. 한 마디만 써보내면 걱정을 안할 수 있지. 네 편지를 읽고 괴로웠다는 것을 숨길 수가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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