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

desk

책상에 앉아서 아이들의 잡다한 요구를 하나 둘 씩 들어주다 보니 책상은 오간 데 없고 작업대만 남았다.

그 요구란 이런 것들이다; 페트병 자르기, 아이들이 만든 각종 책─<<징그러운 벌레의 세상>>, <<만들기 과학책>>, <<악어를 찼아서>>, <<여러 동화>>─ 제본하기, 송곳으로 구멍 뚫기, 글루건으로 이것저것 붙이기, 가위로 이것저것 오리기, 풀로 이것저것 붙이기, 칼로 이것저것 반듯하게 자르거나 파내기, 톱으로 나무 자르기 등등.

가운데 뾰족하게 솟아 있는 쇳덩어리는 얼마 전에 아버지가 “너 이거 주랴” 하며 건네 주신 물건이다. 왠 떡이냐 싶어 냉큼 챙겨왔다. 타이어 펑크 났을 때 자동차를 들어 올리는 데 쓰는 것이다. 집에 가져와 품에 안고는 어화 둥둥 내 사랑이야, 하며 한참을 쓰다 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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