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cornerwide web 3

어제까지 넓은 세상 한쪽 구석에 있던 거미줄이 사라졌다 거미줄에게 잠시 자리를 내주었던 허공은 다시 본연의 허공이 되었다 나는 허공을 향하여 定處없는 문자를 날렸다 내 문자가 그곳에 당도했는지 알 수는 없다

aside

운동을 마치고 공원 벤치에 앉아 캔 맥주 하나 마시면서 ─ 청승맞아라 ─ 밤 바람에 고요하게, 고요하게 흔들리는 나뭇잎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살았는가, 살았는가, 살았는가. 얼마나 저속으로 이 밤내 흔들려야 내 마음의 이 ‘지랄’이 가라앉을 것인가.

창의력 테스트 결과

넌꾸닷껌 갔다가 함 해봤음.
결론은 미친 놈이라는 군. 떱.
창의성은 너무 높게 나오고 폐쇄성은 너무 낮게 나왔다고 생각됨.

창의성 : 70 점 폐쇄성 : 70 점
특히하게 고독한 미친 과학자형

특징
당신은 선천적으로 기발하고 창의적이다. 굳이 창의적인 사고를 하려고 노력할 필요도 없다. 왜냐하면 당신은 남들과 같은 것을 봐도 전혀 다르게 받아들이고 다르게 기억하기 때문이다. 사실 당신이 보기에 이해하기 힘든 것은 보통 사람들이다. 당신에겐 분명한 원칙이 있고 그 원칙을 반드시 지키려고 노력하지만 사람들에게선 그런 게 도무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들에겐 규칙이 없으니 예측도 안되고 따라서 안심하고 만날 수가 없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이런 차이는 당신의 숙명이다. 뭐 어차피 당신은 남들이 뭐라 하던 별로 신경 안 쓰는 사람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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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직도 상병이다

오늘 아침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서 전투복을 착용한 늙은 군바리와 딱 맞닥뜨렸다. 순간, 내 속에서는 이 군바리는 또 어서 굴러 먹다온 개뼈다구냐는 식의, 그의 생물학적, 도덕적, 현실적 실존과는 무관한 제복에 대한 적개심이 거의 본능적으로 고개를 치켜들었다. 모지?

그러다가 ‘용어’를 동원해서 말해서 계급사회의 계급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쳤는데, 그러니까 쉽게 말해서 그의 어깨위의 계급장을 쳐다보았는데, 허걱, 찬란하게 빛나는 무궁화 세개! 그는 육군대령 이대령이었던 것이다. 다시 순간, 내 속에서 ‘충성!’하며 오른손이 반사적으로 올라가려고 하는 쫄병의 어쩔 수 없는 움짐임이 포착되었다.

그의 손에는 검은 군용 가죽장갑과 갈색 SSAMZIE Tote Bag이 들려있었고, 상투적이지만 그의’워커’는 파리도 착지하지 못하고 미끄러질 듯 빛이났다. 엘리베이터가 10,9,8,7,6 고도를 낮추어 가는 동안 나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다. 현역 육군대령 이대령과 예비역(이라는 말도 부담스러운) 공군상병 이상병 간의 도대체가 싸움이 안 되는 긴장감이 밀폐된 공간에 부풀어오르고 있다고 나만 느꼈다. 내 몸에도 어떤 ‘아우라’라는 게 있다면 그 군바리는 내가 저를 불편해 하고 있다는 낌새를 받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육군대령 이대령은 민간인인 나를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이 불편한 마음을 제거하기 위해서, 엘리베이터가 5,4,3,2,1 고도를 낮추어가는 동안 나는 요즘 육군 대령은 무슨 차를 타는가로 관심을 돌렸다. 그러나 애써 확인할 필요도 없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마자 성큼성큼 걸어나가는 그에게 현관 앞에서 허걱, 육군병장 이병장이 거수경례를 올려붙이고 그래 오래기다렸지하는 그러니까 그 속뜻은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는 의미를 가진 나름대로 부드럽고 자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의 차는 서울xx, 육xxxx 검정색 EF 소나타였다.

육군대령 이대령이 승차한 차가 아파트 단지를 휑하니 빠져나가는 걸 보며, 나는 잠시 일종의 착찹함에 시달렸다. 이것도 다 전두환 덕분이다.

p.s.
몇 년 전에 썼던 건데 우연히 다시 읽어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