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단어들

나는 그들의 입에서 나오는 단어들이 무거워 조용히 귀를 닫았다 그러자 이번에는 눈으로 무거운 단어들이 들어왔다 나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그러자 이번에는 그 불길한 단어들이 내 피부를 헤집고 들이닥쳤다 결국 내 몸은 그 무거운 단어들 때문에 납작해졌고 지금도 납작하다 이리하여 나는 납작하게 살게 되었다

이층집

언제든 양상추 같은 햇살이 방안 가득 번져나는 아이들 방이 있고, 그 방 창문을 열고 마당을 내려다보면 난닝구에 반바지만 입고 고무 호스로 마당에 물을 뿌리는 아빠[따위]의 모습이 내려다 보이는 풍경. 어려서나 자라서나 이층집에 살아본 적이 없는 우리 내외가 가끔 꿈꾸는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