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슬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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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xus 500, the back portrait of ddawee(left), photographed by bomi
인생 뭐 있나. 밥이나 먹으러 가자구. 어슬렁 ~.

야구연습장에서

이중에서 죄짓지 아니한 기계 있으면 나에게 공을 던져라, 하며 기계에 500원 짜리 동전을 넣었더니 나를 향하여 공이 마구 날아왔다 나는 공이 무서웠다 그래서 나는 헛되이 방망이만 휘둘렀다 나는 나를 향하여 날아오는 공을 하나도 맞추지 못했으므로 진즉에 아웃되었는데 왜 공은 자꾸 나를 향하여 날아오는가 번트 대고 출루한 生, 걸레 짜듯 스퀴즈 플레이로 살라는 뜻인가 나는 바람 부는 계절을 두 번 도루했고 당신에게 세 번 슬라이딩했다 지금은 또 만루다 나는 헛되이 방만이만 휘둘렀다 오오 내 인생은 파울 플라이 이 세상에 죄짓지 아니한 기계여, 나에게




당신께서는 잔돈을 많이 가지고 계십니다

아침 나절에는 대개 38도 1부였고, 저녁에는 39도까지 올랐다. 나의 성장 기간 동안의 최고 체온은 39도 4부였다. 당시에 나는 열에 들떠 온갖 헛것을 보고 들었다. 나는 회전 목마를 타고 있었는데, 내리고 싶었지만 내릴 수가 없었다. 많은 아이들과 함께 나는 소방차 안에서, 텅 비어 있는 백조 속에서, 그리고 개나 고양이나 돼지나 사슴 같은 것에 올라탄 채 돌고 돌고 또 돌았다. 내리려 했지만 내릴 수가 없었다. 다른 아이들도 모두 울기 시작했다. 그들도 나와 마찬가지로 소방차와 텅 빈 백조 속과 고양이와 개와 사슴과 돼지로부터 내려오려 했고, 회전목마가 정지하기를 원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요컨대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회전목마 감시인 옆에 서서 우리들을 위해서 다시 한 차례 돌도록 요금을 지불한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기도를 했다. “아아, 하늘에 계신 아버지시여, 당신께서는 잔돈을 많이 가지고 계십니다. 당신게서는 우리를 위해 회전목마를 언제까지나 돌리기를 원하십니다. 이 세상이 빙글빙글 돈다는 것을 우리들에게 보여주는 데 재미를 느낍십니다. 부디 당신의 지갑을 넣어주세요. 말씀해 주세요, 스톱, 정지, 완료, 영업시간 끝, 이제 그만, 내려라, 가게를 닫는다, 멈추어라 ─ 우리 가엾은 아이들은 어지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