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sing Mavericks

“Four pillars of human foundation are the physical, the mental, the emotional and the spiritual.” (Frost)

“One thing you’ve got to know … fear and panic are two separate emotions. Fear is healthy, panic is deadly.”(Frost)

“He came to surf Mavericks.”(Frost)

“I’m not sure what you think fathers are supposed to be… but now I know what they should be.”(Jay)

“We all came from the sea but we’re not all of the sea. Those of us who are children of tides must return to it again and again until the day we don’t come back leaving behind only that which was touched along the way.”(Frost)

메모—2013년 6월

—아이들이 인터넷 어디선가 봤다는 치킨 명언; “치킨을 먹은 뒤 남은 뼈다귀가 후라이드인지 양념인지 모르게 하라.”

—니가 “손가락만 까딱하면 무거운 장바구니를 원하는 시간에 집으로” 배달해 주는 사람의 노고를 생각하라.

—그의 오른쪽 귀ㅅ바퀴에는 늘 몽당연필 한 자루가 꽂혀 있다.

—설상가상을 한자로 쓰려는데 눈 설 자가 생각이 안났다. 이런 날 비웃는 당신은 한 일 자도 잊어먹기 바란다. 이상 책임의사 따위

—이번 신호에 건너 가야한다. 멈출 수 없다.

—많지만 무한하지는 않다. 외우자.

—아, 그리고 오늘 아침에 서른에 잔치를 끝낸 최모 시인의 인터뷰가 조모 신문에 실렸다.

—RPM; Revolution Per Minute. 분당 혁명수. 그 어려운 혁명을 1분에 수천번씩 해치우다니. 거리의 저 혁명가들. 오늘도 빵빵 거리며 어디론가 혁명하러 가고 있다.

—RPM은 올라가는데 속도는 떨어지는, 그런 이상한 차는 없다.

—친구 따라 강남 갔다가 경품으로 받은, 백설공주 허벅지살처럼 하얀 쿨토시를 하고 있는데 누군가가 그거 시원하냐고 물었다. 자외선 차단용일 뿐이라고 단순하게 대답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말을 잘 못했다. 이렇게 드립을 쳤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네, 얼음 스타킹처럼 시원합니다. 오오, 그랬더라면 뭔가 페티쉬 하기도 하면서, 또 뭔가 말 받아치는 재미도 있으면서, 또 없는 촉도 있어 보였을텐데. 잠이 안 온다. 내일 아침 먹고 따지러 가야겠다.

—다마스에 ‘자동차 외형복원’이라고 써붙여 놓고 거리에서 차를 고쳐 주고 있는 사람은 작은 카센타를 하나 차리고 싶을 것이다. 1톤 트럭에 ‘청송 꿀사과 10000원’이라고 써붙여 놓고 과일을 팔고 있는 사람은 작은 과일 가게를 하나 차리고 싶을 것이다.

—초코파이를 먹으면 부스러기를 흘리게 마련이다. 걸레를 빨면 구정물이 생기게 마련이다.

—”이 제어기 함을 함부로 열거나 기계를 만지는 사람은 도로교통법 제68조에 의거 처벌을 받게 됩니다.” 그 러니까 앞으로 제어기 함을 열 때는 조/심/스/럽/게 열어야겠다.

메모—2013년 5월

—자본과 교회의 공통점은 높은 곳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어느 국도변에 서 있는 교회의 십자가, 말 안 들으면 매단다고 협박하는 것 같다.

—’체’와 ‘쳇’의 중간정도 되는 발음을 들었다. ‘쳏’으로 표기하겠노라. “쳏, 당신 땜에 그래. 당신 땜에.”

—생각해보니 꽃시절이라는 말보다는 꿀시절이라는 말이 더 나았을 것 같다.

—문신을 새긴다면 차카게 살자, 보다는 그런가보다, 가 나을 것 같다.

—세 식구가 사는 친구는 개를 키우는데 집에 들어가면 개만큼 자기를 반겨주는 존재가 없다며 어쩌면 세 식구 모두 다 각각 개하고 자기하고제일 친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오늘 아침에 누군가의 트위터에서 ‘진리’라는 말을 읽는 순간 어떤 회한이 밀려 왔다.

—아빠, 형아한테도 포커 가르쳐 줘가지고 세 명이서 포커하자, 라고 막내가 말했다.

세상에 이런 일이

그러니까 세상에는 데카르트의 오른손 뼈를 기념품으로 보관하고 있는 사람도 있(었)단 말이지.

헛똑똑이

번호표를 뽑아들고 차례를 기다린다. 10여명이 내 앞에 있다. 잠깐 딴짓을 하다 고개를 들어보니 그 새 내 차례가 지나간다. 요즘 들어 이런 일이 잦다. 내려야 할 지하철역을 지나친 적도 여러 번이다. 다시 번호표를 뽑아든다. 또 딴짓을 하다 고개를 들어보니 내 번호가 호출되어 있다. 나는 카운터로 다가가 번호표를 내밀면서 12345678이라고 말한다. 직원이 신분증이나 진료카드를 달라고 한다. 나는 선명한 발음으로 12345678이라고 말한다. 직원은 그제야 이해했다는 듯 키보드로 내가 누구인지 조회한다. 나는 속으로 이렇게 말한다. 세상에는 나처럼 스마트한 환자도 있는거라구. 직원이 고개를 들더니 그런 번호는 등록돼 있지 않다고 말한다. 그럴 리가 없다. 멍청한 병원 같으니라구. 다 귀찮아진 나는 운전면허증을 내민다. 직원은 내 주민등록번호로 내가 누구인지 확인한 다음, 채혈 순서가 인쇄된 번호표를 뽑아준다. 10345678이네요, 라고 덧붙여 말하면서. 직원이, 세상엔 꼭 너처럼 잘난 척하는 인간들이 많지, 하는 거 같다. 채혈실 안에도 사람들이 많다. 하얀 가운 입고 앉아 피를 뽑는 여자들, 다 드라큐라처럼 생겼다. 주사바늘이 혈관을 파고든다. 지랄처럼 따갑다. 피같은 내 피, 참 많이도 뽑아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