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머리 아픈 건 남보다 더 열정적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모 광고가 눈에 뛰었다.
내가 예전에 잘 하던 짓인데 저 광고를 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당신이 머리 아픈 건 남보다 더 머리가 나쁘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머리 아픈 건 남보다 더 열정적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모 광고가 눈에 뛰었다.
내가 예전에 잘 하던 짓인데 저 광고를 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당신이 머리 아픈 건 남보다 더 머리가 나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개 더 마시면 술 된다
마음이 조금 그렇더라도
그만 하자
미쳐서 아름다웠으므로 추하다
둔기와 비명을 한 몸에 지닌
새벽 세 시의 피아노
화음도 불협화음도 다 나의 것이다
마음이 조금 지저분하더라도
그만 하자
S#1. 어제 어느 비디오 가게
주인 : 손님, 뭐 찾으시는 거 있으세요?
나 : 자귀모 있어요?
주인 : 자귀모요?
나 : 네.
주인 : 그거 옛날 거 아니예요?
나 : 네, 좀 오래 됐죠.
주인 : 없어요.
나 : 비디오 테이프도 없어요?
주인 : 없어요.
S#2. 오늘 어제와 다른 어느 비디오 가게
나 : 저, 자귀모 있어요.
주인 : (컴퓨터를 두드려보더니) 네, 있어요.
나 : 주세요.
주인 : (만화책 분실했다가 찾아다고 가져다준 어느 학생과 한참 대화를 한 연후에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저, 그거 한국영화예요?
나 : 네.
주인 : (또 한 참을 뒤적거리다가) 여기 있네요. (카운터에 가 앉으며) 전화번호요.
나 : 처음이라 등록 안 돼 있을 겁니다.
주인 : 신분증 주세요. 성함이 이따위예요?
나 : 네
주인 : 집 전화번호는요? (사이) 핸드폰 번호는요? (사이)
S#3. 귀가 중에
우 : 아빠, 그게 모야?
나 : 자귀모야. 자살한 귀신들의 모임이래. 그런데 여기 봐. “18세 이용가”라고 돼 있지. 이 말은 너는 못본다는 뜻이야.
우 : 그런 게 어딨어. 뭐가 맨날 그래. 나도 보면 다 알아. 내가 드라마를 얼마나 좋아하는데.
나 : 너 잠들면 볼 건데.
우 : 나 잠 안 잘 수 있어. 새벽 세 시까지 안 잔 적도 있는데.
나 : 그래?
S#4. 귀가 후
우 : 아빠.
나 : 또 왜?
우 : 난 암만해도 이해가 안 돼.
나 : 뭐가?
우 : 아니 귀신들이 어떻게 자살을 해?
나 : 귀신들이 자살을 했겠냐. 자살한 인간들이 귀신이 됐겠지.
우 : 그렇구나.
하여간 이리해서 자귀모를 보았다. 헛고생 했다.
이렇게까지라도 해서 자귀모를 빌려봐야 했던 이유는?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이 귀찮다. 나이을 먹었다는 증거다.
다른 이들의 블로그에서 tags라는 것을 본 지가 한 참 되었는데
저런 건 해서 뭐하나 싶어 무관심으로 일관했다.
어쨌든, 어제 심야에 무슨 마음이 들었는지 태깅 툴을 설치하기로 결심하고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Jerome’s Keywords 2.0 Beta를 찾아 오늘 백주대낮에 기본적인 설치를 했다. 손볼 게 몇 개 더 남아 있는데 차근차근 할 계획이다(말인즉슨, 오래도록 이 상태로 냅둘지도 모른다는 뜻이다).
그래놓고 보니 기존의 각 포스트에도 적당한 키워드를 넣어주어야 할 것 같다. 역시 차근차근 할 계획이다.
새로운 것이 날 괴롭게 한다.
6시에 알람이 울리면 핸드폰을 충전기에서 빼서 손에 쥐고 다시 눕는다.
잠시 후 손에 움켜쥔 핸드폰이 짧게 진동을 한다. 또 잔다.
잠시 후 핸드폰이 다시 짧게 진동을 한다. 이제 일어날 시간이다.
그래도 조금 만 더 누워 있겠다고 버티다가 설핏 잠이 든다.
얼마나 잤을까? 일어나야지, 일어나 닭모이 줘야지 하다가 문득
닭에게 몇 시냐고 물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것도 영어로.
그러고는 일어났다. 이렇듯 닭다리네개연구소 소장님께옵서는
요즘 아침마다 닭꿈을 꾸고 있다. (돼지였으면 을매나 좋아!)
이게 대체 무슨 사단인지 라깡 존자께 여쭤봐야 하는 걸까.
웃자고 하는 얘기가 아니다.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