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덤 앤 더머>:
바보와 더바보가 사막의 길을 걷고 있다. 웬 관광버스가 이들 앞에 멈춘다. 그러더니, 허걱, 쭉쭉빵빵한 언니들이 내린다.
“어이, 형씨들!”
바보와 더바보 이게 웬떡이냐 싶은지 모공이 확대되고 바로 언니들 앞에 넙죽 대령한다.
“무슨 일이십니까?”
언니들이 대답한다.
“그게요. 그러니까 말이죠, 우리는 보시다시피 미녀들인데, 우리는 지금 무슨 미인 대회에 참석하러 가는 길인데, 우리가 우리 등에 오일을 발라줄 바보들을 찾고 있거든요. (혹시 이 일에 관심있쑤?)”
바보와 더바보, 누군지 그 일을 맡게 될 바보들을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부러워한다. 그래서 대답을 한다.
“저쪽으로 쭉 가면 마을이 하나 있는데 거기 가면 언니들 등에 오일 발라줄 행운아들을 만날 수 있을 겁니다.”
언니들, 뭐 이런 띨빡이 다 있느냐는 표정을 짓더니 차문을 닫고 휭하니 출발한다.
이때 바보가 갑자기 더바보를 때린다. 바보와 더바보가 황급히 버스 꽁무니를 쫓아간다.
“이봐여, 언니들, 잠만여!”
가던 버스가 멎고 좀 전의 쭉쭉빵빵 언니들이 다시 내린다. ‘짜식들’ 하면서!
그러나 아니었다. 바보와 더바보는 언니들한테 마을로 가는 길은 그쪽이 아니라 이쪽이라고 말한다. 언니들, 정말 황당한 표정을 짓더니 차문을 닫고 가버린다. 영원히 가버린다. 바보와 더바보 흐뭇한 미소를 지으면서 언니들 등에 오일을 발라주게 될 행운아들을 부러워한다. 영원히 부러워한다. 자막이 올라가기 시작한다. 상황 끝이다.
바보는 웃긴다. 그러니 가끔은 바보가 될 필요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