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간지럼 태우면 웃긴다(완결)

간지럼 태우면 웃긴다. 이거 모르는 사람 있나? 음. 없군. 그럼 됐다. 열심히 간지럼 태우도록. 아무래도 신체적 접촉을 필요로 하니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것이다. 발바닥과 겨드랑이가 주요 취약지구라고 알려져 있다.

p.s.
이것으로 이 재미 없는 “웃기기 시리즈”를 모두 마칠까 한다. 애초의 의도는 조금이라도 ‘웃긴다’ 싶은 것은 이것 저것, 그러니까 그게 저그든 테란이든 프로토스든 가리지 않고 마구마구 열거하는 것이었는데 써나가다보니 한가지 난해한 문제에 봉착하게 된 바, 어렵게 말하자면 “범주의 오류”의 문제라고 할 수 있겠다. 예를 들면 ‘문법을 파괴하면 웃긴다.’는 제목과 ‘평서문으로 시작해서 의문문으로 끝내면 웃긴다.’ 라는 제목이 있다고 할 때 후자는 전자에 포함되는 것이어서 넣자니 구차스럽고 빼자니 아쉽고, 뭐 이런 식의 문제 말이다. 나는 아쉬워도 빼는 쪽을 택했다. 해서 빠진 게 몇 개 있다. 해서 좀 아쉽다.
아무튼 그동안 이 따위 웃기지도 않는 “웃기기 시리즈”를 읽어주신 모든 독자 제위께 감사드린다. 모쪼록 이 웃기기 시리즈가 당신이 이 따위 어처구니 없는 세상을 살아나가는 데 눈꼽만큼의 도움이라도 되길 기원하는 바이다. 거 참 말 많다. 미안타. 바이.

19. 비유하면 웃긴다

비유하면 웃긴다. 물론 모든 비유가 웃기는 건 아니다. 그러므로 비유하면 웃긴다는 말은 수정되어야 한다. 이렇게! 웃기게 비유하면 웃긴다. 그따위 소리 누가 못해! 누가 따위넷 아니랄까봐, 하시겠지. 안다. 이는 거의 웃기면 웃긴다, 는 말하고 같은 말이다.

허면 하나만 물어보자. 웃기면 웃긴다, 는 문장을 뭐라 부르는 줄 아는가. 동어반복! 맞다. 그러면 논리학에서는 뭐라고 그러는 줄 아는가. 동일률. 딩동댕동! 동일률이란 가령, 따위는 따위다. 즉 따위는 따위가 아닌 것은 아니다. 뭐. 이런 걸로 알고 있다. 이른바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식논리학이다.

이상타. 오늘 공부 너무 많이한다. 다 이유가 있다. 비유란 무엇인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 공부한 거다. 비유란 무엇인가. 여러가지 방법으로 대답할 수 있겠지만 나는 소박하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비유란 동어반복이 아닌 어떤 것이다, 라고 말이다.

비유란 빗대어서 말하는 것이니 ‘본래의 것’과 ‘빗대는 것’을 나란히 놓는 것이다. 그러니 ‘따위는 따위다.’와 같은 문장은 비유가 되지 못하고 ‘따위는 바위다.’와 같은 문장은 적절한 비유가 된다. 그러나 ‘따위는 애 셋 아빠다.’와 같은 문장은 비유가 아니라 (그 진위 여부를 떠나서) ‘사실판단’이라고 하는 것이고, ‘따위는 멋지다.’와 같은 문장은 ‘가치판단’이라고 하는 것이니, 저런 문장을 비유와 헷갈리면 교양을 의심받는다. 이쯤 하자.

물론 우리의 목적은 수능이 아니라 “그저 죽자사자 무작정 웃기기”이니 이렇게까지 공부해야 싶기는 하지만, 그래도 내친 김에 수사학에서 말하는 비유에는 은유, 직유, 환유, 제유, 대유, 풍유 등이 있다는 정도는 알고 넘어가자. 그럼 각각의 비유를 맛뵈기로 맛 좀 보자.

아니할 말로 누가 나에게 개님아, 하고 욕을 한다면(나쁜 놈) 이건 “따위, 너는 개다.”라는 비유가 된다. 이거 은유다. 수능보던 시절로 돌아가 얘기하면 은유란 원관념을 말하기 위해서 보조관념을 사용하는 거다. (오래되서 기억이 가물하니 혹시 아니 그럴수도 있다.) 즉 ‘따위’과 ‘개’는 어떤 특징을 공유하고 있는데 그 특징이 어떤 것인지는 확실히 드러나지 않는다, 는 거다. 그 숨어 있는 특징이 혹시 성격좋다, 는 건가?

기실 은유란 비리를 은폐하다, 할 때의 숨길 ‘은’자와 깨우칠 ‘유’자를 쓴다. 즉 드러나지 않게 은근히 깨우쳐 준다는 뜻이다. 나는 “내 마음은 호수요.” 뭐 이딴 걸루 은유를 배웠던 거 같다.

직유는 직접 깨우쳐 준다는 뜻이니 상스럽기는 하지만 가령, 누가 따위에게 엿(보다 더 심한게 있지만 교양을 생각해서 꾹 참는다.)같으신 분, 하고 욕을 한다면(역시 나쁜 놈) 이건 직유다. 지금 기억나는 건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가 있다. “또 하루 멀어져간다. 내뿜은 담배연기처럼.” 직유야 뭐 우리집 애 셋 빼고는 모르는 사람 거의 없으니 이쯤하고.

(에궁, 졸리다. 나머지는 다음에 또 하자. 다들 이 따위의 꿈을 꾸기 바란다. 싫음 관두구.)

(시작했느니 끝을 봐야지.)

환유는 ‘환’자는 ‘바꿀’ 환字이니 본래의 것을 다른 것으로 바꾸어 부르는 것을 말한다. 넘버 쓰리에 나오는 조폭 재철(박상면)이는 주요 공격 무기가 ‘재떨이’이다. 사람들은 그를 부를 때 멀쩡하고 예쁜 ‘재철’이라는 본래의 이름을 놔두고 쌍스럽고 품격 한 참 떨어지는 ‘재떨이’라고 부른다. 이게 환유다. 그러니 웹에서 쓰는 ‘닉’도 환유라 하겠다. (참고로 사람을 때려도 맨주먹으로 때리면 그냥 폭행이지만 ‘재떨이’를 사용해서 때리면 특정법죄가중처벌법이라나 뭐라나에 따라서 가중 처벌된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업계’에서 쓰는 별명들, 가령 가리봉동의 쌍칼이라거나 신사동 밤안개라거나 상도동 똥개라거나 하는 것들이 대충 다 환유다.

제유는 ‘끌’ 제字를 깨우칠 ‘유’자를 써서 제유라고 하니 흔히 하는 설명으로 ‘부분으로 전체를’ 의미하는 게 제유라고 한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이상화의 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에서 “들”이 “국토전체”를 의미하는 제유라고 배웠던 거 같다. 뭐 “인간은 빵만으로 살 수 없다.”에서 ‘빵’은 ‘식량’을 의미한다는 것도 있구.

대유는 환유와 제유를 통틀어 말할 때 쓰는 거구. 정말 그만 할란다. 모든 설명은 지겹다.

자, 폐일언하구, 비유하면 웃긴다. 웃기는 사람은 비유를 잘 쓴다. 몇 가지 예를 들겠다. 아래의 예는 이문구의 <<내 몸은 너무 오래 서 있거나 걸어왔다>>에서 슬쩍했다.

“우덜 같은 지게공학과 출신은 허리가 두 토막이 나게 뛰어봤자 잘되어 새마을 지도자로 짹허는 겨.” p240

“중 본 전도사 낯짝.” p215

“물 마신 입으로 술 마신 소리 흘른다.” p201

“꼭 말을 허야 알간. 사시나무 떨 듯이 떨더라구 허는 늠치구 사시나무 본 늠 없구, 소태처럼 쓰더라구 허는 늠치구 소태나무 먹어본 늠 없는 식으루, 소리 안 나게 가만가만 돌어댕기는 늠이 진짜라구.” p186

“넘은 자는 말 허는디 죽는 말 허구 있네. 시방 말을 먹구 있는 겨 듣구 있는겨. 뻗치는 것허구 뻐드러지는 거허구가 워째서 같어.” p108

“사램이 개헉 겨뤄봤자 사램이 이기면 개버덤 나은 늠이구, 개헌티 지면 개만두 못헌 늠이구, 개허구 비기면 개 같은 늠인디, 그 노릇을 허라구유?” p78

“지가 입었으면 잠자리 날갠디 내가 입어서 풍뎅이 날개란 얘기구먼.” p25

18. 흉내 내면 웃긴다

뭐든지 흉내 내면 웃긴다. 이건 긴 말 필요없다. 딱 한 가지만 주의하면 된다. 그건 이거다. 즉 당신이 웃기고자 하는 상대방이 당신이 무얼 흉내 내는지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

내 말이 무슨 말이냐 하면, 왜 그 “도전 골든 벨” 같은 프로그램 보면 어느 착하고 웃기는 공부는 잘 못하게 생긴 학생이 그 학교의 어느 명물 선생님의 흉내를 내면, 거기서 녹화하던 사람들은 웃긴다고 웃긴다고 난리법석을 부리는 데, 구경하는 시청자들은 시쿤둥하게 뭐야 저게, 저게 뭐가 웃겨, 쟤들 지금 뭐하는 거야, 야 빨리 문제나 풀어, 하게 되는 이유는 시청자들은 그 학생이 흉내내는 선생님을 모르기 때문인 거다. 와. 문장 길다. 그러니 붕어 한 번도 못 본 아이 앞에서 붕어 흉내 낸다고 입을 암만 뻥끗벙끗 해봐야 말짱 꽝리라는 말씀.

긴 말이 필요없다 했는데 자꾸 말 많아진다. 미안타. 니덜도 나이 먹어봐라. 단, 흉내를 내더라도 상대방의 존재를 건드리면 안 된다. (존재를 건드리는 게 무슨 뜻인지는 5. 공격하면 웃긴다를 참조하시라.) 가령, 다리가 불편하신 분들의 걸음걸이를 흉내낸다거나 하는 거 말이다.

흉내에는 성대모사, 모창, 몸짓 흉내, 동물 흉내 등등의 쟝르가 있다. 어떻게 흉내를 내느냐구? 그건 각자가 알아서 하시라. 손 안대고 코 풀려고 하시지 말고.

p.s. 말투가 건방져서 미안타. 원래는 나가 안 그런데 요금 심사가 안좋아서 글타.

17. 아이러니는 웃긴다

반성 16

술에 취하여
나는 수첩에다가 뭐라고 써 놓았다.
술이 깨니까
나는 그 글씨를 알아볼 수가 없었다.
세 병쯤 소주를 마시니까
다시는 술마시지 말자
고 써 있는 글씨가 보였다.

─ 김영승 ‘반성 16’ 전문

아이러니는 쉽게 원래 의도한 의미와는 반대되는 의미를 가지는 말을 사용하는 걸 말한다. 즉 표층의 의미와 저층의 의미가 다르다.

우리가 서로 잘 사귀다가, 서로 또 심통이 나서 헤어지게 되었을 때 ‘너 잘 났다. 잘 먹고 잘 살아라’고 말한다면 말해지는 의미는 말하는 사람이 의미하는 의미와는 반대가 된다. 이런 경우 ‘잘 먹고 잘 살아라’라는 말을 들으면 아주 기분이 나빠진다.
이렇게 말에 의한 아이러니를 언어의 아이러니(verbal irony)라고 한다.

아이러니는 또한 행동과 그 행동의 결과가 상반되거나, 겉모습과 실재가 서로 상반되는 것을 말한다. 가령, 독립기념관을 짓는다면서 일본의 건축자재를 사용하는 것 등이 그렇다.

고종석의 글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우리말에서 일본어를 몰아내자는 순수주의자의 멋진 글들도 일본에서 온 말들로 이뤄져 있다.”*

그게 무슨 영화더라. 딱지 끊은 경찰이 거스름돈 안 거슬러 주자 확성기 들고 경찰차 따라가면서 거스름돈 내 놓으라고 하던 영화는?

아기공룡 둘리는 멍청하면서도 정 많은 ‘고길동’ 아저씨네 빈대 붙어 산다. 둘리가 자기 친구들에게 ― 친구를 보면 그 사람을 안다고 둘리는 꼭 저 같은 놈들만 사귄다.― 길동이 아저씨를 얘기할 때는 꼭 이렇게 말한다. 즉, 친구가 ‘저 사람은 누구니?’ 하면 ‘응, 내 애완동물!’

밖에 상황의 아이러니(situation irony)도 있고, 낭만적 아이러니(romantic irony)라고 하는 것도 있고, 소크라테스가 어린 중생들을 계도하기 위해서 사용한 소크라테스 아이러니(socrates irony)라는 것도 있고, 드라마틱 아이러니(dramatic irony)라는 것도 있다. 각자 알아서 공부하시기 바란다. 다시 말하지만 남을 웃기려면 공부 열심해 해야한다.

참고로 소크라테스의 아이러니는 문학용어 사전을 보니 아래와 같이 나와 있다. 번역은 또 각자 알아서 하시기 바란다.

Socratic irony So called after Socrates whose favorite device was to stimulate ignorance in discussion, especially by asking a series of apparently innocuous questions in order to trap his interlocutor into error.

어느 날 동생이가 말했다.
__형, 형이가 내 일기장 훔쳐봤지?
형이 대답했다.
__아니!
동생이가 말했다.
__거짓부렁 마. 내가 형 일기장 훔쳐보니까 형이가 내 일기장 훔쳐봤다고 써있었어.

임권택 감독의 영화 <축제>라는 영화는 이런 영화다.

할머니의 키가 작아지는 것은 당신의 후손들에게 자신의 나이와 지혜를 나눠주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 다큐멘터리적인 냉철함과 동화적인 정감을 교차하면서 죽음과 효에 대해 말한다. 40대의 명망있는 작가 이준섭은 5년이 넘게 치매를 앓아온 시골의 노모가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고 분주하게 고향을 찾는다. 87살 할머니의 죽음은 많은 사람들에게 제각기 다른 감정으로 다가간다. 특히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를 손수 모셔온 형수의 감정은 홀가분함과 애석함이 교차한다. 한편 준섭의 모친상을 통해 그의 문학 세계를 재조명하는 기사를 쓰러 온 기자 장혜림은 장례식의 이모저모를 취재하기에 바쁘다. 장례가 시작되고, 어머니의 죽음을 놓고 생기던 골이 깊어만 간다. 그러나 장례식이 진행되면서 가족들의 갈등은 서서히 풀리고, 할머니를 모시지 않은 삼촌 준섭을 원망하던 용순은 준섭이 쓴 동화를 읽고 눈물을 흘린다. 장례가 끝나자 가족들 각자는 노모가 남겨준 큰 사랑과 삶의 지혜를 간직하게 된다. 96년 청룡영화상 최우수 작품상, 감독상 수상작.

─ http://www.cine21.co.kr/Db-104/sbject_search03.c21?id=32

본 지가 오래되서 가물가물 하지만 내 기억에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이렇다.

초상을 치룬 사람들이 모두 모여 사진을 한 장 박는다. 얼굴 표정이 모두 죽상이다. 이때 누군가 한마디 한다. 안성기 였던가?

왜 그렇게 시무룩하냐? 누구네 초상났냐?

그러자 사람들 모두 활짝 웃는다. 찰칵!

그리고 영화는 끝난다. 한바탕의 축제! 아이러니한 제목이다.

 
 
 
* 고종석 지음, <감염된 언어>, 개마고원, p98

16. 같은 말을 다르게 쓰면 말을 액면 그대로 쓰면 웃긴다

1.
누군가가 죽고 싶다고 말할 때, 그것은 죽고 싶다는 뜻이 아니다. 대개는 죽고 싶을 만큼 괴롭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죽고 싶다는 사람을 죽여주는 것은 그 사람에게는 전혀 도움이 안된다.

2.
1970년대에 유명했던 시트콤 배우인 아치 벙커 Archie Bunker는 볼링화를 위로 묶고 싶은지 아니면 아래로 묶고 싶은지를 부인 에디스가 묻자 “뭐가 달라?”라고 되묻는다. 부인은 참을성 있게 그 차이를 설명해 준다. 그가 말하고자 했던 것이 ‘나는 차이가 뭐든 조금도 개의치 않는다’는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부인은 그것을 위로 묶는 것과 아래로 묶는 것 간의 차이를 설명하라는 물음으로 이해했다.

“예를 들어, 어느 날 한 직장인이 근무 시간에 집에 갔다. 어떤 동료 직장인이 집에 있는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가볍게 묻는다. ‘어라, 거기에 어떻게 갔나?’ 그 직장인은 대답한다. ‘자동차로.’ 그는 글자 뜻 그래도 대답한 것이다.”

─ 가라타니 고진 지음, 김재희 옮김, <<은유로서의 건축>>, 한나래, 1998

3.
<토이스토리2>
악당에게 붇잡혀있는 우리의 보안관 인형 ‘우디’를 구출하기 위해서 지구방위사령부 소속의 버즈 ─그나마 진짜 버즈는 이 가짜 버즈에 의해서 장난감 포장지 속에 구금되어 있기는 하지만 ─ 와 공룡 장난감 외 기타 등등 장난감들이 총출동했다. 이들 의리 빼면 장난감인 장난감들은, 영화속에서 주인공들이 자주 그렇듯이 환풍구를 통해서 건물에 잠입한다.

드디어 저기 환풍구 밖에 우디가 보인다. 우리는 비명을 지르고 있다. ─ 사실은 새로 사귄 여자 친구 제시와 히히덕 거리며 놀고 있는 것이기는 하지만. ─ 그러나 환풍구는 막혀있다. 일종의 철망이다. 우디를 구출하기 위해서는 환풍구를 뚫어야 한다. 어떻게 뚫을까? 그들에게는 아무 도구도 없다. 이때 공룡 장난감이 버즈에게 묻는다.

“이제 어떻게 하지? 버즈” What are we gonna do, Buzz?

버즈가 대답한다.

”머리를 쓰라구. Use your head!“

순간 버즈의 머리에 아주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이들은 갑자기 공룡장난감을 집어 든다. 마치 성문을 부수는 병사들이 통나무를 들고 달려가 성문을 부수듯이 이들은 공룡장난감을 들고 달려가 공룡장난감의 머리로 막힌 환풍구에 충격을 가한다. 공룡장난감은 이렇게 소리를 지른다.

”하지만 난 내 머리 쓰기 싫어. But I don’t wanna use my h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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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펄프 픽션>
우리의 쭉쭉빵빵한 언니! 우마 터먼이 존 트라볼타와 춤을 잘 추다가 갑자기 실신한다. 같이 춤을 추던 사람들은 놀라 자빠진다. 쓰러진 그녀를 붙잡고 흔든다. 응급조치를 취한 것 같기도 하다. 얼마 후 그녀가 정신을 차리는 갑다. 둘러선 사람들 중의 누군가가 안도하며 뭐라뭐라 한다.

“뭐라고 말 좀 해봐. Say something!”
이때 우마 터먼이 대답한다.

“Something!”

5.
우리집 아파트 현관 게시판에 쓰여 있는 문구는 이렇다.

“휴지와 꽁초를 뒤 창문으로 버리지 마시오.”

나는 얼마전에 담배를 끊어 담배꽁초를 버릴 일은 없지만 대신 휴지를 버릴 때는 꼭 앞 창문을 이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