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최근에 몽상을 해본 적이 있는가? 비옵니다. 비옵니다. 천지신명天地神明이시여, 로또 복권에 당첨되게 해주옵시고 다만 꽝에서 구하옵소서. 이거 당첨되면 그 길로 사표 쓰고, 그 길로 공항으로 나가, 그 길로 외국으로 뜨는겨. 떠서는 바람따라 구름따라 실컷 떠돌아 다니는겨. 훨훨~. 야무져서 좋다만 이러는 거 이거 절대 몽상 아니다. 백일몽이다.
하여 내 다시 묻노니, 당신은 최근에 몽상을 해본 적이 있는가? 지난 꿈에 ‘나영이’를 만났는데 날 보고 씨익 웃드라. 나 아주 극락왕생 하는 줄 알았다. 이러는 거 이거 절대 몽상 아니다. 병이다. 개꿈이다.
그럼 몽상은 뭘까? 그건 꿈 같은 어떤 것이로되 허황한 백일몽과는 다르고 17대 1로 맞짱 뜨는 개꿈과도 다르다. (물론 이들이 어떻게 다른 지 나는 잘 모른다.) 몽상은 그런 게 아니다. 몽상은 당신이 당신의 파트너를 ─ 그 파트너가 당신의 애인이든 피앙새든 반려자든 웬수탱이든 뭐든 간에 아무튼 그 상대방을 ─ 꿈꾸는 것이다.
내가 말하는 꿈은 그립다거나, 만나고 싶다거나, 손잡고 싶다거나, 만지고 싶다거나, 쓰다듬고 싶다거나, 섹스하고 싶다거나 하는 차원의 얘기가 아니다. 일테면 그건 존재와 존재의 정면충돌 같은 것인데, 그렇다고 첫 눈에 스파크가 일어 감전된다거나, 일순 불꽃이 일며 점화된다 거나 하는 건 아니다.
아니다. 솔직해지자. 내가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라고 자꾸만 중언부언하는 건 몽상이 무엇인지 나도 잘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건 확실하다. 연애는 몽상이다. 아니다. 사람을 몽상하는 것이 연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