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

필름 네 통, 현상 맡기다.
한 통은 이제 막 카메라에서 막 꺼낸, 김이 모락모락 나는 것,
나머지 세 통은 경대서랍 속에 아주 오랫동안, 말 그대로, 쳐 박혀 있던 것!

저 오래된 필름에 무엇이 찍혀 있었는지는 도통 기억이 나질 않으니…필름은 아직도 무엇인가를 기억하고 있을까? 세월이 그렇게 오래지났는데…

Posted in 블루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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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추억은 필름통 안에 있을 때가 더 아름다웠던 적도 많았습니다. 꽁꽁 닫힌 필름을 맡길 때, 꽁꽁 닫힌 입을 열고 총천연색 속살을 보여주려고 할 때, 기억의 아름다움은 상한가를 치곤 했습죠.
    아, 아쉽습니다. 디카가 좀 더 확산된다면… 비밀스런 추억 하나 숨겨둘 필름통도 보기 힘들어지겠네요. 이젠 그런 기다림과 기대 없이 찍는 순간 추억은 LCD로 재현되어 버리니…
    왜 필름통을 매거진이라 하는지 깨닫는데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보내야했습니다.
    자신이 곱게 기리고자 하는 기억와 추억의 잔상, 그런 이미지들로 가득한 잡지 같은 것이라는 걸… 왜 생각하지 못했던 것인지…
    잡지가 인터넷에 자리를 양보하듯이, 메모리카드에 쫒겨난 필름통 신세를 보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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