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쨈은 없다

마냥 방목만 할 수는 없다는 부질 없는 생각에 길 잃은 어린 돼지들을 붙잡아 앉혀 놓고 아류 광대짓을 해가며 한 시간 동안 어느 먼 나라의 말을 가르치고 난 연후에 오매 따땃한 방바닥에 배깔고 엎드려 나 홀로 외로이 실로지즘 문제 하나를 붙잡고 지적 대결을 벌이며 쉬고 있는데 밖에서 아빠한테 물어봐 아빠는 알고 있을지도 몰라 하는 소리가 들리는 고로 오오 언제나 어디서나 오로지 육신의 양식만을 팔로잉하는 저 무지몽매한 돼지들이 이제 드디어 배움의 재미에 쵸큼 눈을 떠 뭔가 지적 혈투를 벌이고 있구나 나의 어린 돼지들이 과연 어떤 난제를 들고와 나를 괴롭힐 것인가 궁금해 하고 있는데 잠시 후 더 퍼스트 피그가 노크도 없이 방문을 열고 목을 디밀어 아빠 혹시 딸기쨈 어디 있는지 아세요 하고 묻는다. 딸기쨈, 먹고 죽을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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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모를 오해를 사지않기 위해서 덧붙여 둔다. 위에 나오는 실로지즘은 삼단논법이 아니라 트리즘이라는 게임의 한 모드로써, 일종의 그래픽 퍼즐이다.

Posted in 애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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