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아>

1.
잠꾸러기 아녀자들은 모다 단잠을 주무시는 시간에 우리 남정네들 마침 새벽종도 울리고 새아침도 밝고 해서 너도 나도 일어나 새마을을 가꾸는 심정으로, 그러니까 우국지정으로 집을 나서 막내가 자기 용돈으로 보여주는 조조 영화를 봤다. 팝콘까지 얻어 먹었다. 잔돈은 삥땅치려다 실패했다.

2.
“니네 인간들 사는 꼴이 대략 한심하여 내 머지 많아 비를 대따 많이 퍼부어 온 세상을 아조 물에 잠기게 할 것인즉 너는 겁나 큰 배를 뚝딱 만들어 모든 동물들을 다만 한 쌍씩만 태웠다가 낭중에 낭중에 비가 그치고 물이 빠지면 그들을 풀어놓도록 하라. 그 다음은 그들이 알아서 교미하고 그들이 알아서 번식하고 그들이 알아서 살아갈 것이다. 너도 아다시피 동물들은 죄가 없다. 배를 만들 때는, 내 말 아니 듣고 겁없이 나대다가 바위(ㅅ)덩어리 속에 갖혀 있는 돌탱이 천사놈들의 도움을 받아도 좋다.”

“저, 우리 가족은 어떻게 할까요?”

“죽이든지 살리든지 니 맘대로 해라. 내 일찍이 네게 자유의지를 주지 않았느냐. 죽음을 선택한다면 니 손으로 니 손녀들을 죽여야 할 것이로되, 삶을 선택한다면 사는 건 너 알아서 살아라. 나는 모른다. 나는 말씀이 아니다. 나는 침묵이다.”

3.
제니퍼 코넬리에 대해서 한 마디 해야 하는데, 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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