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아의 제야

고종석(지음), <<엘리아의 제야>>, 문학과지성사, 2003

잘라 말한다. 얘기꾼으로서의 고종석은 실망스럽다. 이 소설집은 지은이의 ‘자기 목소리’의 동어반복이다. 그 ‘목소리’는 내가 <감염된 언어>나 <서얼단상>이나 강준만의 <인물과 사상> 등에서 들었던 목소리다. 다른 이들은 어떤지 모르겠으나 나는 그렇게 느꼈다. 그의 전작 <기자들>이나 <제망매>를 읽어보지 않아 이 판단은 섣부를 수 있다. 문제는 그의 전작들을 읽고 싶은 마음이 동하질 않는다는 것.

말미에 김병익의 해설의 마지막 문장은 이렇다. “그는 마침내, 인문주의자에서 소설가로서의 운명을 이루어낸 것이다.” 이 문장은 좀 민망하다. 뭐, 어차피 덕담이겠지만.

Posted in 날림 독후감.

0 Comments

  1. 덕담과 진심의 차이는 무엇일까,
    분명히 존재하지만,
    사실은 그 차이를 교란하는 나,
    혹은 나의 불완전성이 엄연히 존재한다는 것.
    결코 누군가에 대하여 잘라 말할 수 없다는 것.
    우리는 어떤 구획된 한계 내에서
    평화를 갈구하나
    결코 그렇게 평화는 오지 않는다는 것.

    비오는 밤의 주절주절
    마분지 따위가…

  2. 아, 또 혹 있을지도 모르는 불필요한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 말씀드리자면, 저 고종석의 글 참 좋아합니다.

  3. ‘제망매’ 딱 하나 읽고…
    존경하옵는 고종석 기자님, 그냥 좋은 기사 많이 쓰세요…
    편지라도 써드리고 싶었으니…
    그 뒤, 그가 ‘소설’이란 장르에서 놀아난다 해도…
    나의 관심 밖일 수 밖에….

    그 소설 읽고 느낀 또 한가지…
    소설이라고 부르기도 참 민망한 글이…
    무슨 문학상 작품집에 떡하니 올라있다니…
    그저 지들끼리 띄워주고…
    그저 지들끼리 키워주는 구태, 혹은 참상…
    독자들이 우리나라 소설을 외면하는 이유 중에는…
    그 오래된, 구린, 냄새나는 전통도…
    한 몫 하는게 아닐까…

    알고보면,
    독자들이 무식한게 아니다…
    ‘당신’들이 무능한 거다…

  4. 흠…맥락도 잘 모르면서 제가 또…
    용서를…
    따위님 심기를 건드린 것 아닐까 염려 중…
    난 왜 이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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