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맞이용으로 올려놓은 꽃병의 꽃을 고양이가 먹는다.
야, 너 뭐해. 내려 와. 안 내려 와.
화들짝 제지하는 아내이다.
나는 세상의 간난에 시달리고 나부끼다 돌아와 늦은 저녁을 먹고 있다. 집에 오니 슬픈 소식이 당도해 있다. 시속 30km/h 구간에서 42km/h로 달렸다고 과태료 통지서가 당도해 있다.
야, 너 삐졌어?
고양이는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아내가 고양이를 달래는 소리가 들린다.
삐지고 달램 받는 것은 본 따위님이나 하는 거인데,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살다살다 이제는 고양이하고 애정을 다투게 생겼다. 어서 삐져야 하는데 당장은 삐질 일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