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 밤거리를

성수동 밤거리를 헤매다. 이제 아무도 코가 삐둘어질 정도로 마시지 않다. 눈이 오면 아무데서나 눈을 덮고 자던 친구는 이제 그러지 않는다. 그는 다만 귀가 길이 걱정이다. 나는 곧 그를 잊는다. 나는 나를 만나 어색해 하는 한 사람 앞에서 어색해하지 않아하다. 가로수마다 알전구들을 뒤집어 쓰고 갈 데 없는 나무 모양으로 빛나는 포스코 센터 4거리에서 나는, 아아, 나는 나다. 제길. 나는 나다. 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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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Comments

  1. 나를 인정할때 아름다워질수있지않을까요… 아름다움은 앓은 다음이라고 배웠습니다..
    많이 앓으세요….고통스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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